평균 집값 39만불, 소득 9만불 중 35% 지출해야
주택 매물 부족 여전, 가격 상승세도 이어질 듯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내집을 마련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할까.
부동산 중개회사 레드핀이 공개한 ‘주택 구매력, 4년만에 소폭 개선’이란 제목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39만7948달러로 지역 주민의 소득 중간치인 연 9만3843달러를 버는 가계가 매월 소득의 34.7%인 2711달러를 페이먼트로 내야 한다. 레드핀은 15% 다운페이먼트, 대출 원금과 6.72%의 모기지 이자율, 재산세와 보험료 등을 종합해 월 페이먼트 수준을 계산했다.
2023년 평균 가격 수준의 내집 마련에 필요한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소득의 35.3% 수준이었다. 레드핀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그나마 ‘하우징 어포더빌리티'(housing affordability·주택 구매력)가 조금이나마 개선된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의 집값과 소득 수준을 대비한 내집 마련 여건은 소폭 개선됐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20년의 경우 애틀랜타에서 평균 가격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중간 소득계층이 부담하는 페이먼트는 22%였다. 또 2019년은 23%였다.
그러나 애틀랜타 주민의 주택 구입 여건은 아직까지 전국 다른 메트로 지역에 비하면 훨씬 나은 편이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경우 주민 소득 중간치인 12만1925달러의 가계가 중간 가격 수준인 116만6000달러의 집을 사기 위해서는 소득의 76%를 지출해야 한다. 애틀랜타에서 평균 소득 수준의 가계가 소득의 35%를 지출해 평균 가격의 집을 마련한다면 그나마 다행인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소득대비 페이먼트 비율은 42%에 달해 내집 마련이 녹록치 않다.
레드핀의 대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애틀랜타에서 중간소득 수준이라면 내집 마련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집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간소득 수준 이상이고, 중간소득 이하 주민들은 렌트를 산다”며 “애틀랜타에서 연 소득 10만달러 이상이면 페이먼트 수준을 맞출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주택 구매력이 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올해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매물 재고가 조금씩 늘어도 수요를 맞출 만큼 충분한 집이 없기 때문이다. 다운페이먼트 여력이 충분치 않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내집 마련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에 따르면 가계 소득의 30% 이상을 모기지 페이먼트나 렌트로 낸다면 ‘과부하’ 상태이며, 50%를 넘을 경우 ‘심각한 과부하’ 상태다. 실상 전국 메트로 지역에서 30% 문턱을 넘기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퓨 채리터블 트러스츠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400만~700만채의 주택이 부족하고,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최대 10만채가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아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GMLS)의 존 라이언 마케팅 책임자는 “레드핀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내집 구입 능력이 조금 개선됐다고는 하나 올해에도 애틀랜타에서 여전히 수천채의 매물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집값이 꺽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페어웨더 이코노미스트는 그나마 신규 아파트 공급이 렌트 시장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아져 렌트비가 안정되면 지금 집을 사기 어려운 사람들은 렌트비 인상 걱정없이 올 한해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택 가격은 40%나 급등했고, 2019년 4% 아래이던 모기지 이자율은 현재 평균 6.91%로 올랐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평균 주택 판매 가격은 2019년 24만8597달러에서 지난해 39만7948달러로 올랐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