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자들에 대한 폭력’ 지속 조장”
작년 대선 졌다면 처벌됐다 결론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에 대한 특별검사 보고서를 14일 공개했다. 미국 법원이 특검보고서 공개를 막아달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청을 기각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다.
잭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유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의 정당한 결과를 뒤집으려는 전례 없는 범죄적 시도”를 했다며 기소를 추진했던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이날 0시를 조금 넘겨 공개된 이 보고서 본문은 총 137쪽으로, 최종 보고서의 절반 분량이다. 다른 피고인의 재판이 진행 중인 기밀문서 관련 보고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대선일부터 의회 습격 사건이 있었던 2021년 1월 6일까지 몇 주간 ‘반대자들에 대한 폭력’을 지속해서 조장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의회 습격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의 형사 사건 증거들을 인용하면서 그 책임을 트럼프 당선인에게 돌렸다. 그는 의회 습격 가담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을 대신해 그렇게 행동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적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1·6 사태의 주범들을 사면하겠다고 공언해온 점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스미스 특검은 보고서에서 “헌법 때문에 대통령의 기소와 사법처리를 계속하지 못한다는 법무부의 견해는 명확하고 법무부의 견해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정부의 증거가 지닌 강도, 사법처리의 타당성에 따라 달라진 게 아니다”며 “특검은 사법처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트럼프 씨의 당선과 임박한 대통령직 복귀를 제외하면, 특검은 법정에서 인정되는 증거가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고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 공개는 지난 13일 플로리다 남부 연방법원 에일린 캐넌 판사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에 대한 특검 수사 보고서 전체를 비공개해달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청을 기각한 다음 날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 변호인단은 보고서 공개 전 초안을 보고 “대통령 인수를 방해하려는 정치적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를 통해 “미친 잭 스미스가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주려고 새벽 1시에 가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스미스 특검에 대해 “내가 압도적으로 이긴 선거 전에 자신의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지 못한 멍청한 검사라고 유권자들이 말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특검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및 기밀문서 유출·불법 보관 혐의 등으로 트럼프 당선인을 수사·기소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자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 불가 정책을 이유로 두 사건 모두 기소를 포기했다. 이후 스미스 특검은 방침에 따라 수사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