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여인이 있습니다. 동양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한강이라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입니다. 크고 넓은 강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 한강.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요? 작고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그녀는 누구보다 크고 넓은 세상에서 가장 큰 상을 받으며 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녀의 작품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대한민국의 역사안에서 부끄러우면서도 마음 아픈 실화를 다룬 것으로서 누군가에겐 가슴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일이 되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감추고 싶어하던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스웨덴에서 있었던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그녀가 세계에 전한 메시지는 권력과 폭력에 맞서 싸우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을 것입니다. 작품을 준비하고 완성해 가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수없이 자신에게 질문하며 답하기를 반복한 그녀는 ‘지나간 과거를 현재의 내가 도울 수 있을까?’ 를 깊이 생각하던 중에 질문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을까?’ 로 말이지요. 작품을 통해 그녀가 말하고자 한 것은 폭력을 멈추고 평화를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 한국의 실정은 그와는 정 반대의 모습으로 여전히 잘못된 권력을 가진 자가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어 대다수의 국민이 추운 겨울날 거리로 나와 목청껏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고 있으니 부끄럽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K-POP 이나 K-드라마, K-FOOD, 이제는 K-문학까지 정말이지 세계 어디서든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는데 그 나라의 대통령이 온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이 있으니 드넓은 광장을 가득 메운 국민들의 수준 높은 시위문화와 민주주의를 지켜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끝없는 열정의 함성과 질서 있는 모습입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12월 3일 늦은 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로 인해 공포와 분노로 지금까지 많은 국민들이 마음 편히 평화롭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고 권력자가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위험한 명령을 내렸고 중대한 책임을 가진 그야말로 높은 자리에 있다는 자들이 서슴없이 실행을 지시하였으니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을 내보일 수 없는 낮은 자리의 젊은 군인과 경찰들은 몰려나온 국민들을 보며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은 명령을 따라야만 하는 위치였기에 실행하면서도 주저하며 멈칫거렸고 시민 들과의 몸싸움을 피하려고도 했습니다.
나라에 충성하고 국민을 지키겠다며 군에 간 아들들, 경찰들, 그들의 부모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제발 멈춰라, 절대로 국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면 안된다고 눈물로 아들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찢어지듯 아팠을 것입니다. 그 아버지는 오래전에도 있었던 계엄령으로 인해 희생된 많은 이들이 떠올랐을 것이고
명령에 따라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날의 군인과 경찰들이 겪었을 불안과 죄책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아픔을 또 다시 아이들이 겪게 될 것임을 염려하였기에 목놓아 부탁하고 애원하였던 것입니다.
한강 작가는 수상소감을 말하면서도 한국의 실정을 언급하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몇 십 년 전에 있었던 부끄럽고 가슴 아픈 민족의 역사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수상의 기쁨을 드러내지 않은 채 더 이상의 폭력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사람 답게 산다는 것, 옳은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 낮은 자리에서도 용감하게 정의와 공정을 외치는 것, 권력을 가진 자가 휘두르는 폭력 앞에서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것, 우리는 그와 같이 가슴 뛰는 일에 눈물도 흘리고 목청껏 외치며 목숨까지도 잃었지만 하나되어 지켜냈던 과거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슴에 심어진 그 타오르던 의지와 정신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날 밤 젊은 군인과 경찰은 멈칫거렸고 주저하였던 것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운 것이고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 에 대한 답이 되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 뜨거운 함성 역시 내일의 희망이 되어줄 것이니 절대로 헛된 희생과 아픔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반드시 오늘이 내일을 도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