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 아웃소싱 기업들 위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노트북, 스마트폰, AI서버 같은 전자제품 가격이 급등할 전망이다.
CNBC 방송은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이 실행되면 소비자와 기업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2018년 관세보다 광범위한 제품군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27일 보도했다.
지난 2018년에는 기업들이 특정 제품 대상으로 관세 면제를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60%,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도 10%의 관세가 부과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기술협회(CTA) 보고서에 따르면 노트북 및 태블릿 가격이 최대 45% 상승하고, 비디오 게임 콘솔은 40%, 스마트폰은 평균 26% 오를 전망이다. 이는 스마트폰 한 대당 평균 213달러의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트럼프 1기 정부 관세 정책과 팬데믹 영향으로 많은 기업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멕시코로 생산 거점을 이전했다.
팍스콘, 레노보, 하이센스 같은 대기업은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추진했다. 팍스콘은 지난 11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엔비디아 인공지능 서버를 조립하기 위한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기업들은 또다시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많은 회사가 팬데믹, 관세 대응에 나서 이미 니어쇼링(근거리 아웃소싱)으로 멕시코에서 생산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의 멕시코산 전자제품 수입은 2019년 860억 달러에서 2023년 1030억 달러로 증가해 전체 전자 제품 수입의 약 18%를 차지했다. 멕시코는 2023년 1460억 달러의 수입을 보고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멕시코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미국에서 전자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CTA에 따르면 중국은 스마트폰의 78%, 비디오 게임 콘솔의 87%, 노트북의 79%를 생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는 결국 소비자에게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무역 단체와 학계에서 트럼프의 관세로 인해 촉발된 무역 전쟁이 세계 무역을 둔화시키고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번 주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미국 무역 파트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해당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 중국, 캐나다, 멕시코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LA지사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