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보다 배 올라…부활절 전 더 오를 수도
10개 주 ‘케이지 프리’법 시행도 값 상승 부추겨
계속 오르고 있는 달걀값이 부활절을 앞두고 더 치솟을 전망이다.
AP는 조류독감(AI) 발생으로 양계장에서 한 달에 수백만 마리 닭을 살처분 하고 있어 2023년 여름보다 달걀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전국의 달걀 12개 한 판 평균 가격은 지난달 4.15달러였다. 2년 전 같은 기간 4.82달러보다 낮지만, 연방 농무부는 올해 앞으로 가격이 20%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평균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지불하고 있거나, 마트 달걀 코너가 비어 있는 곳도 있다. 유기농과 ‘케이지 프리’ 제품은 물론 일반 달걀보다 더 비싸다. 일부 식료품점은 살 수 있는 달걀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주 스와니 아씨마켓에서 판매한 12개 점보계란 한판은 5.99달러다. 이 제품은 작년 8월에 4.99달러, 9월에는 2.99달러였으나 11월들어 5달러대로 껑충 뛰었다.
달걀값 급등의 이유는 2022년 시작된 조류독감 때문이다. 이후 1억4500만 마리 이상의 닭, 칠면조 등 가금류가 살처분됐으며, 대부분은 양계장 닭이다. 농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농장에 있는 닭 전체를 도살하기 때문에 몇 번만 발생해도 달걀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또 도살 후 사체를 처리하고 헛간을 소독 후 새 닭을 데려오는 데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조류독감의 영향이 오래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케이지 프리’ 달걀에 관한 법률이 10개 주에서 생겼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네바다, 워싱턴, 오리건, 콜로라도, 미시간 등에서 시행된 이 법률은 닭에게 ‘최소한의 공간’ 또는 알을 낳는 암탉에 대해 케이지를 없애는 요구 사항이 포함됐는데, 이 때문에 달걀 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된다.
그렇다면 2년 동안 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었을까. 조류독감은 주로 오리, 거위 등 야생 조류가 이동하면서 퍼지는데, 동물에게 치명적인 증상이 없이 퍼질 수 있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옮겨다닐 수 있다. 또 바이러스가 동물의 배설물이나 부츠, 차량에 묻어서 농장에서 농장으로 퍼지기도 쉽다. 더운 여름 날씨에도 바이러스는 죽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조류독감이 젖소에게도 전염됐는데, 소는 조류독감에 걸려도 죽는 경우가 드물어 도살되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살아남아 전염될 기회가 더 많아졌다.
농무부(USDA)는 지금까지 도살된 닭에 대한 피해보상으로 11억4000만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또 방역 작업에 5억76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면서 상당한 비용이 조류독감 확산 방지를 위해 소요됐다.
지난해 3월부터 조류독감에 감염된 인간은 50여명 이상. 이 중 대부분이 조류독감에 걸린 동물 주변에서 일한 근로자들이다. 보건당국은 아직 이번 조류독감이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당국은 가금류 농장에서 전염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부 낙농업자들도 추가 검사를 실시하고, 정부에서는 우유에서도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수백만 마리 닭에게 주사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
보건 당국은 ‘병든’ 가금류 또는 소의 고기를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다만, 고기를 화씨 165도(섭씨 74도)로 조리하면 조류독감,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 다른 바이러스가 다 죽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유도 저온 살균으로 바이러스를 죽이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