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관세 시행’ 13시간여 앞두고 ‘일단 합의’…멕시코 페소화 강세 전환
트럼프 정부가 당초 오는 4일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조처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멕시코 정부와 합의했다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3일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처 시행을 13시간여 앞둔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저는 트럼프 미 대통령과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긴 시간 통화한 끝에 일련의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관세는 지금부터 한 달 동안 유예한다”면서 “멕시코는 미국으로의 마약 펜타닐 밀매를 차단하기 위해 1만명의 국가방위대원을 국경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멕시코로의 고성능 무기 밀매 억제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멕시코 대통령은 강조했다.
양국은 이어 이날부터 보안과 무역이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셰인바움 대통령은 덧붙였다.
2025년 1월 17일 멕시코 페리반의 포장 창고에서 미국 수출용 아보카도를 분류하고 있다. 로이터
멕시코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대응해 “플랜 A, B, C를 준비 중”이라면서, 미국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관세 조처를 피해 가는 것을 주요 목표(플랜 A)로 삼고 있다고 피력해 왔다.
이에 여의치 않을 경우 보복 관세 부과 또는 국제 분쟁화 등 시나리오별 행동 전략을 시행하겠다는 점도 시사해 왔다.
멕시코 공휴일(제헌절) 임에도 이날 회견 개최를 예고했던 셰인바움 대통령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회견장에 들어와 “엑스 글을 봤느냐”고 운을 떼며 “좋은 합의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유예 기간인) 한 달 안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는 멕시코의 국경 보안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향후 대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이면서 “일정은 미정이지만, 상호 관심 주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멕시코 대통령은 또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의 대(對) 멕시코 무역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멕시코가) 노력해야 한다’는 의중을 전했는데, 이에 대해선 즉각 동의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경제부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멕시코는 미국을 상대로 2천347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멕시코 대통령 엑스 게시글 이후 외환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현지 일간 엘피난시에로는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가 강세로 전환해, 1달러당 1% 가까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오전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 재무장관은 ‘투자자와의 대화’에서 “멕시코는 재정적 충격을 흡수하고 글로벌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멕시코는 투자자들에게 전략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목적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의 유연한 환율이 멕시코 거시경제 체계의 초석”이라면서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