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259만불 못받자 바토우 법원에 소송 제기
“한국 원청업체 경험부족 탓 추가 비용 발생” 주장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의 현대차그룹-SK온 배터리셀 합작공장(JV) 건설사업 하도급 계약을 맺은 건설업체가 259만달러 규모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인 건설업체 준우솔루션은 지난달 18일 현대차그룹 해외법인 HMG글로벌, 현대엔지니어링, SK배터리아메리카(SKBA), 한국 건축업체 다원앤컴퍼니 등을 상대로 공사비 258만 6222달러를 청구하는 내용의 소송을 바토우 카운티 고등법원에 제기했다고 최근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준우솔루션 측은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배터리셀 공장의 내벽 철골 공사 하청 업체로 2023년 11월 선정됐다. 현대차-SK온의 합작공장 공사 책임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한국의 실내 공사 업체인 다원에 1차 하청을 맡겼고, 다원 측이 다시 이 업체에 일감을 줬다.
문제는 지난해 7월부터 한국산 원자재 수입이 지연되면서 발생했다. 착공 기간이 길어지자 추가 공사 대금이 늘어났다. 원고는 인테리어 시공 전문기업인 다원이 실무 경험 부족으로 공정관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철골 작업이 끝나고 기계, 배관, 전기 등의 공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앞 순서의 기자재 공급이 늦어지자 예정된 공기를 맞추기 위해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고, 그 결과 같은 장소의 패널 작업을 수차례에 걸쳐 나눠 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8월부터 추가 작업에 대한 비용과 책임을 명시한 작업지시서를 발행해왔지만 공사대금은 지급되지 않았고 서명 날인한 합의서에 대해서도 원청 업체가 책임지지 않았다는 게 원고의 주장이다. 양사간 오간 공문 내역에 따르면 준우솔루션은 추가 자재비와 인건비 발생 상황을 매번 다원에 보고했다. 하지만 다원은 지난해 말 지시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했다. 원고 측은 “공사 대금을 못 받은 지 반 년째라 다른 공사현장 인건비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업체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 배터리 공장 건설도 맡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지아 등 남부 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늘면서 대형 공장 수주 물량이 늘어난 만큼 불공정 하도급 횡포도 심해지고 있다. 한 현장 관계자는 “미국 진출이 얼마 안된 한국 건설사의 경우 현장 실무 지식이 부족한데도 현지 한인 기업에 공사 일정과 작업에 대한 권한을 넘기지 않는 고압적 태도를 고집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90일간의 무비자(ESTA) 인력을 한국에서 수시로 공급해야 공사가 원활히 돌아가는 현장 특성상 비자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기 일쑤라는 불만도 적지 않다.
하도급 분쟁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텍사스주 소재 S 한인 건설업체는 12일 “현대차 메타플랜트 건설과정에서 같은 원청 업체로부터 공사비 150만불을 받지 못해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며 “자재비와 인건비 모두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