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워싱턴 여객기-헬기 충돌 참사 등 최근 북미서 항공사고 잇달아
17일 오후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80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착륙하던 중 뒤집히는 사고로 17~18명이 부상했다.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승객 76명과 승무원 4명을 싣고 출발한 델타항공 자회사 엔데버에어 여객기(4819편)가 이날 오후 2시13분께 눈이 일부 쌓여 있는 토론토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토론토 공항 공사 데보라 플린트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17명이 부상했으며, 중태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개한 뒤 “우리는 사망자가 없고, 비교적 가벼운 부상자만 나온 것에 매우 감사한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18명이 부상했으며, 어린이 1명을 포함해 2명이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풍속은 시속 20∼37마일(32∼60km)에 달했고, 사고 현장에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고 CBS뉴스는 전했다. 또 가시거리는 사고 당시 6마일(약 10km) 정도였고, 기온은 섭씨 영하 8도 정도였다.
사고 직후 소방 차량들이 뒤집어진 여객기에 소방 용수를 살포하며 화재를 진압했고, 뒤집힌 여객기 속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이 구조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신속히 대피했다.
17일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직원들이 여객기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
사고기 승객이었던 존 넬슨 씨는 CNN 인터뷰에서 착륙 전에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소개한 뒤 “활주로에 기체가 강하게 닿은 뒤 한쪽으로 기울었고, 그런 다음 우리는 뒤집혔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안전띠를 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몇몇 사람들이 (뒤집힌 기내에서) 자리에 매달린 채 도움을 요청했고, 일부는 스스로 바닥으로 내려왔다”고 객실 내부 상황을 전했다. 또 객실 내부에서 연료 냄새가 났다고 소개했다.
사고기는 제조된 지 16년 됐으며,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받았다고 미 연방항공청(FAA)은 밝혔다.
현지 매체 ‘토론토 선(SUN)’은 이 정도 사고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주말 토론토에는 강풍과 함께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토론토 공항 측은 “최대 22㎝의 적설량이 기록된 가운데 저희 팀은 밤새워 제설 작업을 진행했다”며 눈을 치운 공항 일부 지역 사진을 엑스에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한때 토론토 공항의 모든 활주로가 폐쇄됐으며,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됐다가 오후 5시 전후로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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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관련 브리핑하는 토론토 공항 당국자들. 토론토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북미 지역에서 항공기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한 후 추락해 총 67명이 숨졌고, 같은 달 31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에 6명이 탑승한 의료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사망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알래스카에서 10명을 태우고 가던 소형 비행기가 실종된 뒤 파괴된 잔해로 발견돼 10명이 전원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