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교통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전국 2번째로 보행자에 치명적인 거리”
큰 빌딩들이 모여있는 애틀랜타 다운타운 피치트리 스트리트에서 최근 보행자가 길을 건너다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도심 보행자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난 11일 프라딥 쿠마르 수드(65) 씨는 ‘아메리카스 마트’에서 피치트리센터를 연결하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였다. 이곳은 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도보로 2분 떨어져 있는 곳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경찰 보고서를 인용해 “사고가 발생한 구역은 횡단보도이긴 하나 운전자 잘못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문은 해당 횡단보도가 색이 바랜 희미한 상태였으나 많은 이들이 횡단보도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가족은 이것이 왜 운전자의 잘못인지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다.
1960년대 다운타운이 재개발되면서 고속도로가 연결됐는데, 이때부터 피치트리 스트리트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많아지면서 보행자 사고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나서는 비영리단체 프로펠ATL에 따르면 2022년 애틀랜타 도심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다가 차에 치여 38명이 사망하고 548명이 다쳤다. 이는 2020년보다 52% 증가한 수치다.
또 ‘스마트 그로스 아메리카’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애틀랜타, 샌디스프링스, 디케이터, 칼리지파크, 이스트포인트 등을 포함하는 지역은 전국에서 보행자에게 2번째로 치명적이라고 평가됐다.
보행자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시 정부는 자동차 속도를 늦추고 보행자 전용 도로 개설을 추진했었다. 2021년 베이커 스트리트와 엘리스 스트리트 사이에 있는 피치트리 스트리트 3블록 구간에 차선을 줄이고 보행자 전용 도로를 만들려고 했다. 당시 문제의 횡단보도가 사고가 난 지점에 추가됐다.
AJC는 추가된 횡단보도에 대해 “통근자들과 건물 소유주가 항의해 2022년에 도로를 다시 4차선으로 전환했으나, 횡단보도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희미해져 운전자는 보기 힘들지만, 보행자는 여전히 횡단보도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미르 파로키 애틀랜타 시의원은 이번 사고를 “도시 계획과 교통 관리의 실패”라고 표현했다. 이번 사고로 보행자가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를 만들고 차량 속도를 늦추기 위한 장치의 필요성 등이 제기되어 주변 기업 및 시의회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