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남북전쟁 유물 전시 ‘박물관 도시’로 꼽혀
한국기업 주도 친환경 에너지 심장으로 급속 발전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의 카터스빌 시는 애팔래치아 산맥 기슭에 위치한 한적하고 아담한 분위기의 교외 소도시다. 1850년 출범해 지난 2월로 설립 175주년을 맞았다. 영국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이 처음 고향의 지명을 따 버밍엄으로 이름지었으나 인구가 많아지면서 당시 지역 유지였던 패리시 카터 대령의 이름을 붙였다.
당대 영국인들이 살던 빅토리아풍 저택이 복원 작업을 거쳐 많이 남아있다. 자연과 유적, 가족 단위의 주민들이 어우러진 도시 풍경은 케이블 채널 HGTV, 서던리빙 매거진 등에서 이곳을 가장 매력적인 전국 소도시 중 하나로 꼽는 배경이다.
I-75고속도로가 가로지르는 조지아주 카터스빌. 사바나항과 모빌항(앨라배마)도 가깝다. 카터스빌 시 제공
카터스빌은 애틀랜타 도심에서 차량 45분 거리로 북서쪽 42마일 가량 떨어져 있다. 조지아와 북부 경계를 맞닿은 테네시주 채터누가와 1시간 거리로 가깝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I-75고속도로를 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바토우 카운티를 조지아 주요 경제적 요충지로 만드는 데 기여한 I-75는 미국의 남북을 가르는 교통 대동맥으로 미시간주에서 플로리다주까지 이어진다. 조지아에서만 355마일의 길이를 자랑해 주내 가장 긴 고속도로로 꼽히기도 한다.
카터스빌 시티홀
■ 산업
조지아 북서부는 명실상부한 청정에너지 산업의 수도다. 롬, 달튼 등 인근 도시와 함께 카터스빌 인근 지역에 한국 기업들이 85억 달러를 집중 투자해 친환경 에너지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SK온 배터리 합작공장(50억달러), 한화 큐셀 태양광 통합생산단지(27억 800만달러) 등 한국 기업들이 2018년 이래 6년간 8100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한화 큐셀 입구. 한화큐셀 공장은 아직 공사중이다.
이외에도 타이어 제조사 토요(Toyo), 세계 최대 맥주그룹 안호이저부시(버드와이저 제조사)가 바토우 카운티에서 500여개씩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 달튼이 한때 ‘세계 카펫의 수도’로 불렸던 만큼 미 최대 카펫 및 바닥재 업체 중 하나인 ‘쇼(SHAW)’사도 이곳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 인구·소득
카터스빌 인구는 2023년 기준 2만 4937명이다. 2010년 기준 주민수 1만 9731명에서 10여년새 21%나 늘었다. 인종별로 보면 아시아계 1.9%이며 백인 71.9%, 흑인 14.3%, 히스패닉 14% 등으로 분포돼 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어디서든 카터스빌까지 1시간내에 이동할 수 있어 한인들은 이곳에 거주하기보다 주로 애틀랜타 인근이나 귀넷 카운티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구당 소득 중간값은 7만 8640달러다. 조지아 평균(7만 2420달러)보다 조금 높으며 전국평균(7만 8538달러)와 비슷하다. 빈곤율은 13.6%다.
카터스빌이 속해있는 바토우 카운티 골드돔 코트하우스
■ 주택·생활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질로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평균 주택가격은 31만 4461달러로 1년새 2.1% 상승했다. 조지아 평균인 32만 5030달러에 비하면 낮은 가격이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외식비는 1인 17달러, 2인 77.5달러다. 개스값은 조지아 평균(갤런당 2.93달러)보다 조금 낮은 2.92달러다. 가장 큰 병원은 병상 139개 규모의 피드몬트 카터스빌 병원으로 중증외상센터와 뇌졸중 환자 대상 응급실, 산부인과 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카터스빌은 주변 주택개발이 한창이다. 새로 지은 주택단지 입구.
■ 교육
교육평가 전문기관 니치닷컴은 카터스빌 공립학교(CCS)를 조지아 전역 187개 교육구 중 9위에 꼽았다. 학생들의 인종 및 문화 다양성이 높고 운동선수 육성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A등급 공립학교는 3곳이 있다. 카터스빌 중고교와 노스웨스트 클래시컬 아카데미가 모두 A-평가를 받았다. 사립학교 중에선 노스코브 크리스천 스쿨과 코너스톤 사립 아카데미가 각각 A+, A 등급 평가를 받았다. 재학생 6000명 규모의 준학사 과정 조지아 하이랜드 컬리지가 있으며, 4년제 공립대학 중에는 케네소 주립대가 가깝다.
카터스빌 다운타운 쪽에 생긴 한국 식당.
■ 명소
‘박물관 도시’라는 별칭을 가진 만큼 다양한 볼거리의 역사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 박물관인 부스웨스턴 미술관, 사보이 자동차관, 텔러스 과학관 등이 있다. 이들은 둘러보는 데만 3시간 이상 소요되는 대형 전시관들이다. 특히 아메리칸 인디언 원주민들의 전통 작품과 남북전쟁 유물 등이 전시된 부스 웨스턴 미술관은 누적 방문객만 100만명에 이르며, 12만 스퀘어피트(sfqt) 규모의 동남부 최대 규모 박물관이다.
카터스빌이 카운티 청사 소재지인 만큼 바토우 역사박물관도 이곳에 설립됐다. 1800년대 유서깊은 법원 건물을 개조한 이 박물관은 200여년 이상된 체로키 원주민들의 예술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카터스빌 도시 설립 175주년 기념 플래카드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사진 /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