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테슬라 매장 앞 시위와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 테슬라 매장이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과 오리건주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오리건주 포틀랜드 외곽 티가드 타운에 있는 테슬라 매장이 간밤에 총격을 받았다. 건물에 달린 감시 카메라를 조사한 결과 총격은 이날 오전 1시 46분께 벌어졌다.
경찰은 최소 7발의 총탄이 발사돼 차량 3대가 파손되고 건물 창문이 깨졌다고 밝혔다. 총알 1발은 사무실 벽을 뚫고 컴퓨터 모니터에 맞았다. 건물 안팎에 사람이 없는 시간이어서 부상자는 없었다.
경찰은 아직 총격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성명에서 “이 사건의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오리건주와 미국 전역에서 테슬라 매장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표적이 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6일 오리건주 티가드의 테슬라 매장 부지에 주차된 차량 앞유리가 총탄에 뚫린 모습. 티가드 경찰국(Tigard Police Department) 제공.
지난달 콜로라도주에서는 테슬라 차량에 불을 지르고 테슬라 매장 외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나치'(Nazi)라는 단어를 쓴 용의자가 붙잡혔고, 지난 3일에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 쇼핑센터에서 테슬라 충전기 7대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파손되는 일이 있었다.
이런 사건들은 모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일부 미국인들의 반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기관들의 대규모 인력 해고를 주도하고 있다. 머스크는 또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행사에서는 나치 경례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테슬라 타도'(#teslatakedown), 나치를 상징하는 ‘스와스티카'(#swasticars)라는 해시태그 문구를 단 테슬라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액션 네트워크'(Action Network) 홈페이지에 게시된 테슬라 반대운동 이미지. 액션 네트워크(Action Network) 웹사이트 캡처
‘액션 네트워크’라는 사회운동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모든 테슬라 전시장에서 행동하라. 당신의 테슬라 차를 팔고, 주식을 팔아치우고, (시위대) 피켓 라인에 합류하라. 테슬라에 타격을 주는 것은 머스크를 멈추는 것이다. 머스크를 멈추는 것은 사람들과 우리 민주주의를 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지침이 적혀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이 벌어진 오리건주는 특히 테슬라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 350여명을 이끌고 포틀랜드 시내 테슬라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인 공무원 캐럴린 프라이(38)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모든 경제적인 측면에서 일론 머스크를 공격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테슬라 차 팔기’ 운동에 동참한 워싱턴주 월링퍼드의 레너 에커트(69)는 6년 전에 구매한 자신의 테슬라 차를 팔아 수익금을 자선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근래 주차된 자신의 테슬라 차에 누군가가 ‘나치 차’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루에 세 번씩 이런 일을 당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