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환자에 적용 가능
조지아텍의 한인 교수들이 혈액을 채취하지 않고도 신생아의 전해질 수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젖꼭지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생아, 특히 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한 신생아의 경우 생체 지수를 자주 검사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전해질 수치다. 현재 전해질 수치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하루에 여러 번 혈액을 채취하는 것이지만, 가늘고 미발달된 혈관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것은 의료진에게도, 신생아에게도 곤혹스럽다.
하지만 조지아텍에서 새로 개발된 공갈 젖꼭지로 어려운 채혈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조지아텍 조지 W. 우드러프 기계공학과의 여운홍 교수는 “집중치료실에서 아기가 몇 주, 심지어 몇 달 동안 머물러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액 채취 문제가 많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디렉터로서 조지아텍 산하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연구하는 WISH센터와 KIAT-GTSEC을 이끌고 있다. K-GTSEC이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한미 반도체 기술협력 거점 조성을 위해 조지아텍에 지난해 설치한 연구센터다.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신생아의 전해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아기가 좋아하는 공갈 젖꼭지에 착안해 연구를 이어갔다. 그의 팀은 젖꼭지로 아기의 침을 채취하고, 소형화 기술을 접목해 유연한 멤브레인 센서를 부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김호중 교수가 개발된 전해질 측정 공갈 젖꼭지를 들고 있다. 조지아텍 홈페이지
이들이 개발한 공갈 젖꼭지는 작은 구멍을 통해 타액을 모아 작은 터널 또는 마이크로유체 채널로 끌어들인 후, 이온 감지 센서가 장착된 저장소로 이동시킨다. 여기서 센서는 나트륨과 칼륨 이온에 반응해 수치를 지속해서 측정할 수 있게 한다. 이 장치는 유연한 센서, 박막회로, 마이크로유체 채널을 만드는 웨이퍼(wafer) 등의 핵심 구성 요소를 담고 있다.
WISH센터 연구 교수이자 K-GTSEC의 프로그램 매니저를 맡은 김호중 교수는 젖꼭지 장치를 위해 특수 전자회로를 개발했다. 그는 “무선으로 만들기 위해 초박형 멤브레인 기반 전자 회로를 설계했다”며 매우 얇고, 유연하고 부드러워 모든 표면에 장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젖꼭지 장치는 블루투스와 호환되며, 데이터를 무선을 전송해 의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실시간으로 아기의 생체 데이터를 전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심각한 문제를 더 빨리 감지하고, 비정상적인 징후가 나타나면 경고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여 교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해당 기술을 더 확장하여 신생아 외에 다른 환자군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팀은 현재 자금 지원과 상용화를 위해 협력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여 교수는 “병원에 도입하면 이 장치가 소아 건강 모니터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이것은 아기의 전해질 농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장치”라고 전했다.
이수민 연세대의대 임상의, 임효령, 무사 마무드 전 박사후 연구원 등도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