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3000∼3200불 전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이 격화 양상을 보이면서 지난 13일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만기 금 선물 가격은 이튿날인 지난 14일 오전 9시 20분 기준 온스당 3,016.6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해 27%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약 14% 상승하며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며 안전자산 수요를 높인 게 금값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2월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도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재개 기대감이 커진 것도 금값 강세에 힘을 보탰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강한 수요와 지속적인 중앙은행의 매입, 지정학적 불안, 관세 정책 변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금을 향한 수요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귀금속 거래업체 얼라이언스 골드의 알렉스 에브카리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금값 강세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올해 금 시세가 온스당 3000∼3200달러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BNP 파리바 은행은 올해 연평균 국제 금값 전망치를 2990달러로 이전보다 8% 상향조정했다.
세계 최대 금 ETF ‘SPDR 골드 트러스트’ 측은 지난달 25일 기준 금 현물 보유량이 907.82미터톤으로 증가했다며 2023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윌슨 선임 상품투자전략가는 “금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위험을 반영할 것”이라며 “무역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금 가격은 추가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