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독성물질·납 등 다량 검출”
AJC 보도 “흑인 커뮤니티 불안 확산”
최근 한 연구에서 머리를 땋을 때 사용되는 인조모발 제품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되자 흑인 소비자들이 대체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컨슈머 리포트(CR)는 지난달 머리를 길게 땋을 때 사용하는 인조모 머리피스 인기 제품 10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샘플에서 발암 물질을 검출했다. 단체 측은 “암과 호르몬 장애와 같은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중금속과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이 나왔다”며 이런 인조모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 중 피부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10개 브랜드 제품 중 각 샘플을 끓는점까지 가열하면 추가 독성 화학 물질이 검출됐으며, 샘플의 90%에서 납도 발견됐다. 인조모가 끓는 물에 닿았을 때 방출되는 독성 화학물질은 메스꺼움, 현기증, 생식 기능 저해, 호르몬 불균형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장기간 납에 노출되면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조모를 기존 머리와 연결해서 땋은 후 더 자연스러운 텍스처를 위해 끝부분을 뜨거운 물에 담그는 방법이 흔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면 시술자나 손님 모두의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 이처럼 인조모 시술 과정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흑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불안이 번지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은 20일 보도했다.
애틀랜타의 ‘에센스 오브 브레이딩 & 위빙 스튜디오’의 디온 제임스 사장은 인조모를 머리 끝부분과 합치기 위해 최근까지 머리끝을 태웠지만, 지금은 끓는 물에 담가 끝을 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머리를 태울 때는 너무 악취가 나서 건강에 나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스웰라 뷰티’의 브룩 힐 사장은 AJC에 과거 머리를 피는 데 사용됐던 화학제품에 발암 성분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언급하며 “우리가 거의 표적이 된 것 같다. 흑인 여성과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모리엘 콜렉션’의 하일런 모리엘 사장은 머리를 강하게 땋는 시술이 두피 및 머리카락 손상, 탈모, 알레르기 반응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화학 물질이 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단지 머리를 하려는 것뿐인데 암을 유발한다니, 이건 공평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더 건강한’ 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체와 인터뷰한 한 스타일리스트는 인조모에 더 민감한 고객을 위해 사과식초로 인조모를 감은 다음 시술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인조모 한 묶음당 20분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으며, 잘못하면 인조모 코팅이 아예 제거될 수 있다.
또 최근 바나나 섬유를 사용해서 인조모를 만드는 브랜드 ‘리번들’이 유행이다. 물론 인모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인조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조모가 암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 때문에 흑인 여성들이 머리 연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문화의 일부”라고 말했다. 보고서로 하여금 흑인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 어떤 독성 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며, 대안을 제공하는 소규모 사업체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