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로 우회 가능성도
그랜드캐년을 방문한 뒤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한국인 일가족 실종사건과 관련, 지역 셰리프국 등에서 다양한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아직 이들의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이 당초 계획했던 이동 경로에서 벗어나 다른 도로로 우회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종 당일, 마지막으로 확인된 렌터카 GPS 기록에 나타난 지역은 이들이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던 40번 프리웨이에서 벗어나 66번 도로로의 우회도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날씨나 다른 이유로 인해 이들이 66번 도로로 갔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애리조나주 코코니노카운티 셰리프국은 헬리콥터와 경찰견까지 투입해 실종 지역 일대를 수색했지만, 가족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셰리프국의 존 팩스턴 공보관은 “수색 가능한 지역을 이미 탐문하고 수색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추가적인 단서가 나올 때까지 지상 수색을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종된 가족의 차량과 휴대폰 GPS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수색 첫날 투입된 헬리콥터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필요하면 언제든 재투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종자 전단을 배포해 제보를 기다리고 있으며, 애리조나주 공공안전국(DPS)의 사고 조사 결과를 통해 가족이 사고에 연루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PS의 바트 그레이브스 공보관은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마지막 GPS 기록이 포착된 지역 중에는 해발 약 5000피트에 달하는 고지대도 있고 숲이 듬성듬성 분포한 험한 지형도 있다”고 밝혔다.
업무상 40번 도로를 주로 이용한다는 삼호관광의 장동규 가이드는 “40번 프리웨이에 문제가 있을 경우 66번 도로로 우회할 수도 있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사고 당일인 13일에 우리 투어버스도 40번 프리웨이를 이용했다”며 “사고 지역과 조금 거리는 있지만 당시 윌리엄스 지역 인근에도 폭설이 내려 22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우리 투어 버스도 윌리엄스로 우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셰리프국이 20일 공개한 실종자들의 나이는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셰리프국 측은 “입력 오류로 인한 실수였다”며 김태희씨는 59세, 김정희씨는 54세, 이지연씨는 33세라고 정정했다.
LA지사 김경준 · 강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