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직무복귀 여부를 오는 4일 결정한다.
헌재는 1일 취재진에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가 4월 4일 오전 11시(동부시간 3일 밤 10시) 대심판정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핵심판 선고는 작년 12월 14일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 2월 25일 변론을 종결하고 재판관 평의에 돌입한 때로부터는 38일 만에 선고가 나오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2025.2.25 헌법재판소 제공
헌재법에 따라 헌재는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파면 결정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중대하게 위배한 때’라는 요건이 선례를 통해 정립됐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유지·해제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 판단한다. 이후 더 이상 공직에서 직무집행을 하도록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위법행위가 중대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수준이라면 탄핵소추를 인용하고, 반대의 경우 기각한다. 국회의 탄핵소추가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각하할 수 있다.
헌재는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해 방송사의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때도 헌재는 생중계를 허용했다.
국회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어겼다는 이유로 탄핵심판에 넘겼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은 ‘경고성’이었고 선포·유지·해제 과정에서 법률을 지켰으며 ‘정치인 체포’나 ‘의원 끌어내기’ 등을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헌재는 11차례 변론을 열어 양쪽의 주장을 들었고 16명의 증인을 신문했다.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전 사령관 등 군 지휘관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관여자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월 25일 마지막 변론에서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계엄 선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재판관들에게 “윤 대통령을 파면해 헌법 수호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헙법재판소의 공문 사진
헌재는 변론을 종결한 뒤 수시로 재판관 평의를 열어 사건을 검토해왔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시점을 놓고 여러 견해가 나왔다. 가장 빠른 시기를 점친 전망에서는 변론종결 이후 이르면 약 2주 뒤에 결정이 선고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국민적 최대 관심사인 만큼 헌재가 신중히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따라 3월말 전후를 점치는 전망도 있었다.
그동안 여러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헌재는 한 달 넘게 장고를 거듭한 끝에 이날 선고일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