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시기에 한국 다녀와도 괜찮겠냐?” 최근 필자에게 밀려는 한인들의 질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2개월만에 가혹하고 혹독한 이민단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2개월간 필자가 직접 지켜본 한인 이민자들의 사례는 최근 이민단속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수 있다. 애틀랜타의 한 한인인 음주운전(DUI)로 적발되어 구치소에 불과 몇시간 수감된 후 풀려났다. 3일 후 미국 대사관에서 “당신의 비자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음주운전에 대해 법원에서 유무죄도 가려지지 않았는데 일단 비자부터 취소하고 본 것이다. 또다른 사례로 학생비자를 가진 한인이 범죄를 저질러 이민구치소에 수감되었는데, 풀턴카운티 법원에서 한국의 가족에게 연락할 방법을 물어본 사례도 있다.
그뿐인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은 불법체류자를 넘어 합법 체류자까지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노동허가증을 취득한 한 한인은 소셜시큐리티넘버를 발급받기 위해 둘루스의 소셜시큐리티 오피스에 찾아갔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으니, 예약을 하고 오라”고 퇴짜를 맞았다. 소셜서비스국 이메일로 로그인해 온라인 예약하려 하니, ‘시스템 다운’ 됐다며 자꾸 에러가 났다. 결국 소셜서비스국으로 전화했더니 대기시간만 몇시간이 걸렸다. 겨우 연결된 소셜서비스국 음성메시지는 “예약을 하려면 소셜번호를 입력하라”는 황당한 지시를 내렸다.
더구나 국세청(IRS)과 이민단속국 간 납세자 개인정보 공유 추진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킨다. 그동안 IRS는 “불체자도 세금은 내야 한다”며 택스 리턴을 권장하며, “납세 정보는 절대 다른 기관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왔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 전 회장 데이빗 레오폴드(David Leopold) 변호사는 ” IRS와 이민단속국이 납세자 개인정보를 공유하면, 아시안처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실수나 혼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납세자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적성국국민법(Aliens Enemies Act)’과 ‘등록법(Registry Act)’ 같은 전시 관련 법을 활용해 합법적인 절차를 우회해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이 법적 심사 절차 없이 엘살바도르로 대거 추방되었고, 이중에는 합법 이민자들도 억울하게 추방된 사실이 드러났다.
토드 슐츠(Todd Schulte) 포워드닷유에스(FWD.us) 대표는 “현재 이민 당국에 구금된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전과 기록이 없다. 있다 해도 대개 교통위반 수준”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강화는 단순히 불법체류자들만 아니라 합법 이민자들, 심지어 미국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다. 자국의 사정이 어려워져서 망명 신청 후 임시 보호신분(TPS)로 거주하던 쿠바, 아이티,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출신 망명자 약 50만 명이 합법체류 신분을 잃게 되었다고 휴스턴이민법률서비스연합의 제노비아 라이(Zenobia Lai) 사무국장은 설명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합법 체류’가 ‘불법 체류’로 바뀐 것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경고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독일계,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이 ‘적성국국민법’을 근거로 비즈니스를 빼앗기고 삶의 터전에서 추방된 사례가 있다. 또한 2차대전 직전 독일에서 탈출한 수만명의 유태인들이 미국 망명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한 사례도 있다. 다시 독일로 끌려간 유태인들이 수용소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은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미국은 이러한 역사적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민 정책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헌법적 가치와 인권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법치주의는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없으며,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민자들의 권리가 침해될 때, 결국 모든 시민의 권리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