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연초 호경기 기대하다 수요 감소 타격
코카콜라, 수입의존도 높아 가격 인상 고민
오마카세 식당, 식자재 대부분 일본서 수입
조지아주의 항공업계, 요식업계 등 기업과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관세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은 전년 대비 7% 매출 증가율을 장담하며 올해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례 없는 관세 정책으로 매출 전망치를 수정, 발표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2%~2% 증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최고경영자)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와 전반적인 무역 불확실성이 소비자와 기업 수요를 지속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바스티안 CEO는 해고 계획은 없다면서도 하반기에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을 유도하며, 유지보수 비용 절감 계획 등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캐나다의 수요가 줄어들었으며, 조만간 캐나다와 멕시코 편수를 줄이는 방침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전체 매출 예상액이 감소한 이유는 “당초 기업 고객 수가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기대치가 꺾였기 때문”이다. 또 비수기에 여행하는, 가장 가격에 민감한 여행객들의 수요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신규 여객기 구입 비용을 높일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바스티안 CEO는 “추가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 비행기 가격이 이미 충분히 높은데, 20% 비싸지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애틀랜타의 대표 기업인 코카콜라도 관세 때문에 제품 가격을 인상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초기 수입 관세율만 발표했던 지난 2월부터 코카콜라는 수익성이 영향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음료의 핵심 원료가 되는 감미료 수크랄로스, 농축액, 알루미늄 등을 세계 각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시행된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되자 제임스 퀸시 CEO(최고경영자)는 캔 가격 인상에 대비해 플라스틱병 생산을 늘리거나 음료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 분석팀은 코카콜라가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시장에서의 침체를 견딜 수 있지만 관세 문제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해 미국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특히 유럽과 캐나다에서) 번지고 있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수입 식자재를 사용하는 식당에서도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애틀랜타의 유명 오마카세 식당 ‘하야카와’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매상과 유통업체가 일본산 식재료에 대한 세금이 24%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오는 23일부터 오마카세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하야카와 오마카세 코스는 1인당 315달러이다. 추후 24% 인상되어 가격이 390달러가 될지 주목된다.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 전체 식품의 약 15%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고, 수입 비율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고급 일식 오마카세 식당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직접 식자재를 공급받기 때문에 하야카와 외 다른 식당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