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한국어 카탈로그도 제공
올봄 애틀랜타 하이뮤지엄 특별전시관이 한국 토종 풀꽃과 산길의 알록달록한 색채로 물든다.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전이 미주 최초로 11일부터 열린다.
하이뮤지엄의 마이클 룩스 수석 큐레이터는 전시 개막을 앞둔 10일 열린 사전 투어에서 회화와 조각, 민속 공예품 70여점으로 꾸며진 2층 규모의 전시장을 공개했다. 1970년대 초기작부터 2023년 그려진 최신작이 모두 포함됐다.
전시장 곳곳엔 수려하게 작성된 한국어 카탈로그가 눈에 띈다. 룩스 큐레이터는 “한미 양국의 미술학자와 전문 번역가를 동원해 한인 관람객을 위해 섬세한 모국어 설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투어를 함께 준비한 장혜원 애틀랜타 시 관광청 매니저는 “한국문화에 관심을 두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관광 사업을 확대하고자 현지 인플루언서도 초청한다”고 전했다.
룩스 큐레이터는 “전세계가 정치적으로 어지러운 가운데 삶의 어려움을 원시적 야생성으로 풀어낸 김종학의 활기찬 낙관주의는 새로운 힘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화 화풍을 멸시하던 일제강점기 시대 풍조 속에서 국토의 아름다움을 전통적 방식으로 발굴해낸 그의 노력은 우리에게 꺾이지 않는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애틀랜타 하이뮤지엄의 마이클 룩스 큐레이터(왼쪽)가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하이뮤지엄은 이달 30일과 내달 2일 김종학 화백의 작품을 3D프린팅으로 구현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열 예정이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다. 이후 순회전시의 일환으로 애리조나주 피닉스 미술관으로 옮겨진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