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뉴욕 허드슨강에서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전원 사망한 가운데, 사망자들이 글로벌 기업 지멘스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가족인 것으로 밝혀졌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헬기에 탑승해 있던 아구스틴 에스코바르 지멘스모빌리티 CEO와 그의 아내 및 세 자녀, 조종사 1명 등 6명이 모두 사망했다.
에스코바르 CEO는 2022년 지멘스 스페인 법인의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지멘스의 철도 인프라 담당 글로벌 CEO로 일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스페인의 독일상공회의소 부회장도 맡아 왔다.
그는 가족과 함께 헬기로 뉴욕 관광을 하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헬기를 운영하는 관광 업체 ‘뉴욕 헬리콥터 투어’의 웹사이트에는 에스코바르 CEO의 가족이 이륙하기 직전 기체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 확인됐다고 AP는 전했다.
항공 추적 데이터 등에 따르면 이 헬기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 다운타운의 이착륙장에서 이륙했으나 18분 만에 허드슨강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영상과 목격자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공중에서 프로펠러가 떨어져 나가면서 헬기가 두 동강이 나며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헬기 조종사 출신의 항공 전문 변호사인 저스틴 그린은 메인 프로펠러가 꼬리부리 부분과 부딪히며 부서져 조종사가 손도 쓰지 못한 채 추락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상황이 벌어지자마자 즉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헬기는 ‘벨 206’ 기종으로 애초 군용으로 개발됐으나 현재는 경찰부터 방송사, 관광업체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도 수천 대가 제조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뉴욕 맨해튼 상공은 개인 취미용, 상업용, 관광용 등 비행기와 헬기로 가득하다는 게 AP 통신의 설명이다.
앞서 2009년에는 허드슨강 상공에서 비행기와 관광용 헬기가 충돌해 9명이 숨졌고, 2018년에는 이스트강에 전세 헬기 1대가 추락해 승객 5명이 사망했다. 연합뉴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