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현대차 사장·이금하 코트라 북미본부장 발표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KBC) 이틀째인 18일 둘루스 개스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한상경제권 구축 방안을 주제로 리딩CEO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 연설자로 나선 성 김 현대자동차그룹 사장과 이금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은 한목소리로 한미 경제협력과 안보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 김 현대차 사장은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바탕으로 성장한 무역을 통해 맺어진 전략적 연대 관계”라며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쌍방향 투자로 상호 이익을 추구해 왔다”고 짚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FTA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그는 “치열한 기술경쟁, 새로운 지정학적 도전 과제 속에서 공급망은 빠르게 재구성되고 있다. 불안한 정세 속에서 경제 동맹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것”이라며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과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한국기업이) 독보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가간 유대를 재확인시켜야 한다. 경제 성장과 외교가 함께 나아가야 함을 상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그는 2023년 현대차 자문역으로 영입된 뒤 지난해 1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글로벌 정책실(GPO)을 비롯한 그룹 차원의 대외전략을 총괄한다.
18일 열린 리딩CEO 포럼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코트라 역시 앞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수출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금하 본부장은 “경제 개방성 높은 나라가 잘 사는 나라라는 원론적 경제상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동맹 관계와 안보 영역에 대한 관심이 경제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패권을 둘러싸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향후 교역이 재화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빈틈’을 찾아야 한다.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한국 제조업 역량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그 틈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GP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곳은 기업 맞춤형 진출 방안을 논의하는 곳이다. 그는 “15년전 포드 자동차가 자사 맞춤형 트랜스미션 부품을 만들어줄 한국기업을 찾아달라는 문의를 해온 적 있다”며 “당시 중소 협력사들이 개발비용 부담 때문에 선뜻 계약에 나서지 못했다. 국가가 기술 비용 지원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GP센터를 열게 됐다”고 전했다.
외교력으로 통상 협정을 유리하게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 이 본부장은 “내달 워싱턴에서 상무부 주최의 연례 미국 투자유치 행사 셀렉트 USA 서밋이 열린다”며 “그때 투자 유치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책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