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동차 사고를 경험하게 된다. 사고 직후에는 정신이 없어 보험사에 곧바로 클레임을 못 하거나, 처음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문제가 생겨 보상을 청구하려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종종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사고 난 지 2년이 지나면 클레임 못 해요.”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마다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고 후 일정 기간 안에 클레임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은 맞다. 그런데 그 기간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소멸시효(Statute of Limitations)’와 보험사에 클레임을 통보해야 하는 기한은 서로 다르고, 보험사마다 약관도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부분 주에서는 자동차 사고로 인한 개인 상해(Personal Injury) 소송은 보통 사고 발생 후 2년 또는 3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조지아 주는 개인 상해에 대한 소송 기한을 2년, 차량 손상 등 재산 피해에 대해서는 4년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옆 주인 앨라배마의 경우 상해와 재산 피해 모두 2년 이내로, 훨씬 더 짧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3년까지 소송이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2년’ 또는 ‘3년’이라는 숫자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시간이지, 보험사에 클레임을 넣을 수 있는 시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약관에서 “사고 발생 후 지체 없이 또는 합리적인 기간 내에 회사에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합리적인 기간’이라는 표현은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만,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30일에서 60일 사이를 기준으로 삼는다.
즉, 사고가 발생했다면 되도록 빠르게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클레임 접수가 늦어지면 보험사는 조사 및 책임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절할 수 있다. 실제로 상대방 차량이 이미 수리된 후거나, 병원 진료 기록이 너무 늦게 시작된 경우 등은 보상 거절 사유가 되기 쉽다.
둘루스에 사는 ‘차접촉’ 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교차로에서 가볍게 접촉 사고를 당했지만 차에 별 이상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자 목 통증이 점점 심해졌고, 병원을 찾은 뒤에야 상대방 보험사에 클레임을 시도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사고와 통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고, 사고 직후 병원 기록이 없으며, 통보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절했다.‘차접촉’ 씨는 결국 본인의 자동차 보험에 포함된 메디컬 페이(Med Pay)를 통해 일부 치료비만 처리하고, 나머지는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이처럼 자동차 사고는 처음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여도 나중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르게 보험사에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작은 사고라도 일단 보고해 두는 것이 좋고, 클레임을 접수한 뒤 필요 없으면 나중에 취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예 클레임을 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버리면 나중에 손해를 돌이키기 어렵다.
이때 보험사마다 약관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어떤 보험사는 사고 후 72시간 이내 통보를 요구하기도 하고, 어떤 회사는 구체적인 기한 없이 ‘합리적인 시간’이라는 표현만 쓰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의 보험 약관을 한 번쯤은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지아를 포함해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남동부 지역에서는 소송 가능 기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보험 클레임 통보에 대해서는 모두 공통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앨라배마처럼 기준이 더 엄격한 주에서는 클레임 지연이 보상 거부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자주 발생한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다.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사진을 찍고, 경찰 보고서를 확보하고, 병원에 가서 진료 기록을 남기고, 그와 동시에 보험사에 통보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든 “일단 신고부터 하고 보자”는 태도가 자신을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2년 지나면 클레임 못 한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법적으로 소송은 2년이나 3년 안에 가능하지만, 보험 클레임은 그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보험은 결국 시간 싸움이다. 너무 늦기 전에 기록을 남기고, 알릴 건 알리고, 확인할 건 확인하는 습관이 우리 모두의 권리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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