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일하지만 조용한 삶과 자연 누릴 수 있어
직장·식당·쇼핑 모두 해결…집값과 생활비는 비싼 편
샌디스프링스는 애틀랜타의 교외 지역으로, 풀턴 카운티 북쪽에 위치한 조지아주의 대표적 부촌이다. UPS, 콕스 엔터프라이즈, 메르세데스-벤츠 북미 법인 등 유명 대기업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교외 지역이면서, 공원 등 생활환경도 양호해 “모던 사우스(Modern South)를 즐길 수 있다”고 샌디스프링스 관광청은 홍보한다.
▶역사= 샌디스프링스에 사람이 처음 살기 시작한 시기는 AD 400년경으로 파악된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이 지역 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 개의 길을 만들었는데, 샌디스프링스라는 이름도 이 샘에서 유래됐다. 1956년 주간 고속도로 건설이 승인될 때까지 농촌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1960년대 초 건설된 Ga 400과 I-285 덕분에 샌디스프링스와 다른 메트로 지역이 연결되면서 주택 건설 붐이 불었다. 이때 주민들이 많이 유입됐는데, 특히 당시 민권운동의 영향으로 애틀랜타 시의 인종 통합이 확산되자 백인들이 빠져나와 샌디스프링스에 자리잡기도 했다.
1965년 애틀랜타와 샌디스프링스와 합병 문제가 다시 제기됐을 때 샌디스프링스 대변인은 주민들에게 “애틀랜타와 흑인들로부터 분리된 도시를 건설하고, 우리 구역에서 흑인들이 집을 구입하거나 소유, 거주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며 흑백 분리를 고수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1966년 애틀랜타와의 합병은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2005년 6월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주민 94%는 주변 지역 통합에 찬성했으며, 같은 해 11월 유권자들은 시장과 시의원을 선출했다. 샌디스프링스 시의 경찰과 소방서는 다음 해인 2006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샌디스프링스 시청
▶도시= 샌디스프링스의 경계는 남쪽으로 애틀랜타, 서쪽으로는 채터후치강이 있는 캅 카운티, 북쪽으로는 라즈웰, 동쪽으로는 디캡 카운티 경계에 있는 던우디, 브룩헤이븐과 맞닿아 있다. 귀넷 카운티 서쪽 끝에 있는 피치트리코너스와도 매우 가깝다.
샌디스프링스는 크게 8개 동네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시티 스프링스’라고도 불리는 다운타운은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약 12마일 떨어져 있다. 전통적인 다운타운 지역이 없었던 시절, 시 당국은 시청, 주거시설, 상가, 녹지공간, 공연 예술 센터 등을 포함한 다목적 단지인 시티 스프링스를 조성해 다운타운 랜드마크가 됐다. 시티 스프링스 센터는 시 정부가 2008년에 매입 후 10년 만에 공식 개장했다. 이곳에서 매주 열리는 파머스 마켓은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의 헤리티지 그린은 도시 이름의 유래가 된 샘이 있는 곳이다.
도시 서쪽, 채터후치강과 접하고 있는 리버사이드는 부촌이다. 이곳은 구불구불하고 언덕이 많으며, 오래된 숲이 특징이다. I-285 출구가 바로 앞에 있다. 팬핸들이라고 불리는 동네는 남쪽으로 던우디 시 경계, 북쪽으로는 채터후치강, 서쪽으로는 400번 도로, 동쪽으로 피치트리코너스와 맞닿아 있는 주거 지역이다. 강과 던우디 사이에 낀 형태에서 팬핸들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샌디 스프링스 도시가 생기기 전, 주민들은 이곳을 던우디의 일부로 여겼으며, 지금도 애틀랜타의 벅헤드와 유사한 ‘샌디스프링스의 던우디’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페리미터 쇼핑몰을 둘러싼 상업지구를 통틀어 ‘페리미터센터’라고 부른다. 페리미터센터의 약 40%는 던우디에 속해있지만, 오피스 타워들이 즐비한 서쪽 60%는 샌디스프링스에 있다. 페리미터센터 안 ‘필 힐(Pill Hill)’은 조지아 최대의 의료센터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노스사이드병원, 세인트 조셉 병원, 애틀랜타 어린이병원 등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교외(suburban) 고층 건물 3개인 킹, 퀸, 파크타워도 모두 이곳에 있다. 이외에도 파워스 페리 랜딩, 노스 엔드, 사우스 스프링스 등으로 불리는 지역이 있다.
▶주민= 센서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샌디스프링스의 인구 추정치는 10만5793명으로, 조지아에서 7번째로 인구가 많다. 2020년 대비 2023년 인구는 약 2% 줄어든 셈이다. 여성의 비율이 52%가 넘으며, 65세 이상은 약 14%, 18세 미만은 약 18%다. 백인은 전체 주민의 60% 가까이 차지한다. 흑인은 20%, 아시안은 7.8%다.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는 약 11%인 것으로 집계됐다.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주택은 도시의 약 50%밖에 되지 않으며, 이런 형태의 주택 중간값은 58만3900달러다. 2019~2023년 렌트 중간값은 1789달러로, 메트로 지역 중에서는 꽤 높은 편에 속한다.
2019~2023년 샌디스프링스의 25세 이상 주민 중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은 97%가 넘었으며, 학사 이상은 약 70%였다. 2023년 가구당 평균 소득은 10만1593달러로 집계됐다.
애버내시 그린웨이 공원 입구
▶공원= 샌디스프링스 관광청은 특색 있는 공원이 많다고 홍보한다. 그중 채터후치 강변에 자리 잡은 모건폴스 전망대 공원(Morgan Falls Overlook Park)이 대표적이다. 놀이터, 산책로, 피크닉 장소 등 가족 나들이에 좋은 곳이다. 하이 컨트리 아웃피터스(High Country Outfitters)는 물놀이 하기에 좋다. 패들 쉑 보트 보관과 대여 서비스도 제공하며,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다. 벤치에 앉아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도 좋다.
애버내시 그린웨이플레이어블 아트 파크(Abernathy Greenway Playable Art Park)는 수상 경력까지 있는 놀이터 시설로 유명하다. 예술 작품도 전시되어 있고, 아이들이 뛰어놀며 상상력을 발휘하는 곳이다. 존 리블리 포브스 빅 트리스 삼림 보호구역(John Ripley Forbes Big Trees Forest Preserve)은 ‘자연의 오아시스’로 불리는 샌디스프링스 중심부다. 30에이커 규모 부지에 나무, 야생 동물 보호구역 등으로 이어지는 자연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잔잔한 시냇물 소리만 들린다.
▶환경= 샌디스프링스는 교외의 평온함과 도시의 편리함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고 평가된다. 가장 큰 장점은 애틀랜타 다운타운에서 불과 20분 거리여서 출퇴근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애틀랜타에서 일하지만, 조용하고 넓은 환경을 선호하는 직장인에게 탁월한 주거지가 될 수 있다. 또 대기업들이 많아 취업 여건도 좋은 편이다. 주로 금융, 의료, IT(정보기술) 분야의 기업들이 많다. 식당과 쇼핑 상가도 잘 갖춰져 있어 굳이 도시를 벗어날 필요가 없다.
공립학교도 수준이 높은 편이며, 주변에 공원과 녹지 공간이 많아 산책, 하이킹,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야외 활동도 즐길 수 있다.
반면 가장 큰 단점은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점이다. 샌디스프링스는 최적의 입지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주변 지역에 비해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주택 가격이 비싸지만, 도시의 장점이 비싼 집값을 상쇄한다고 볼 수도 있다. 또 교통 체증이 심한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대중교통 수단도 제한적이어서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