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중앙일보 홈페이지(koreadaily.com)에 우려할만한 기사가 실렸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 감염이 확산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에 이를 둘러싼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번지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는 코로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를 일으켰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으며, 구충제로 사용되는 특정 약품이 코로나에 특효인데, 정부가 이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기 위해 오미크론 변이를 고의로 유포했다는 헛소문도 나돌고 있다.
가짜뉴스는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고 ‘큰 정부’ 구상 차원에서 오미크론을 고의로 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부 진보 진영은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의 입국을 막기위해 누군가가 고의로 오미크론을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가짜 뉴스들이다.
이런 식의 음모론은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채팅방에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짜뉴스가 올라와도 채팅방 방장이나 카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별다른 제재나 이렇다할 반박이 없다.
그러나 이 같은 한인사회 백신 가짜뉴스를 방치하면 독버섯처럼 자라나 한인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버트 카운티(Butte County)의 사례가 좋은 예이다. 이곳의 백신 접종률은 절반도 되지 않는데, 많은 주민들이 백신 맞기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와 백신 반대론자들은 카운티 보건부 기자회견, 지역 교육청 회의, 시의회 회의에 나타나 시위를 벌이며, 심지어 병원의 의료관계 종사자들도 시위를 벌인다고 이 지역 보건부 빅터 로드리게즈(Victor Rodriguez)는 전했다.
이 지역 고등학생인 마야 클라인(Maya Klein)은 시에라 건강재단(Sierra Health Foundation), 캘리포니아 공공보건부와의 대담에서 “지역 커뮤니티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논의가 끊어졌다. 코로나의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 커뮤니티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클라인이 재학중인 인스파이어 고등학교(Inspire High School)의 백신 접종률은 82%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코로나에 대해 의논하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카운티내 코로나 감염률이 극단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교회의 케빈 톰슨(Kevin Thompson) 목사는 “우리 커뮤니티의 가장 큰 문제는 허위정보다. 커뮤니티 리더가 나서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죽는 사람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버트 카운티의 사례는 한인타운에도 적용될 수가 있다. 카톡방에 수많은 코로나와 백신 가짜정보가 올라오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가짜 뉴스”라고 면박을 주기도 쉽지 않고, 백신 관련 의학 정보가 워낙 전문적이라 잘 설명하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방치하면 한인 커뮤니티 내에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나 우리 주변에서 코로나, 백신 관련 가짜뉴스가 올라오면 바로잡아주는 것이 시민의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