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이민을 오고도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에 가족사진 하나 남기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추억을 만들어드리고자 시작하게 됐다”
조지아주 사진동호회 아사동(애틀랜타 사진 동호회) 설립을 주도한 폴 황(52)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무료로 가족·장수사진을 제공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사진 봉사활동을 재개할 거란 소식을 알렸다.
아사동은 백신 부스터샷 접종이 가능해진 만큼 올해부터 다시 한인사회에 자그마한 힘이 되고자 무료로 가족사진과 어르신들을 위한 장수사진을 제공하기로 했다. 전시회는 생략하기로 했다.
황 씨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진행을 하지 못하다 보니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라며 “가족·장수사진을 통해 통해서 이민사회에 기쁨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사동 회원들은 10년 전 많은 한인들이 이민을 온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다들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 바빠 가족사진을 찍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한인들을 위해 가족사진을 제공하고자 무료봉사를 시작했다.
황 씨는 가족사진을 시작한지 이듬해 가족사진 행사에 방문했던 한 가족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임신 초기 신혼부부였는데 그다음해에는 태어난 아이와 뱃속에 새로운 아기와 함께 나타났고 또 그 다음 해에도 뱃속의 아이와 두 아이와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황 씨에 따르면 회원들은 ‘장수사진’이 영정사진으로 쓰였다는 소식을 듣기도 한다. 그때마다 아사동 회원들은 큰 아쉬움을 느낀다고 했다.
황씨는 잉크비, 인쇄비 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매번 아사동에서 회원들이 기부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정도 비용은 사진기, 부품 가격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도 “시간을 내주고 봉사를 해주는 회원들의 수고에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사동으로부터 가족사진과 장수사진을 원하는 이는 누구나 오는 22~23일, 29~30일(주말) 둘루스 카페 로뎀 전시실에서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요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복장을 갖추고 찾아가면 된다. 예약은 없고 시간 내 방문한다면 8×10 규격의 인화사진을 받을 수 있다.
아사동은 ‘아틀란타 사진 동호회’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으로 조지아주 최대의 사진 동아리이다. 2006년 9월 폴 황씨가 인터넷 기반으로 시작했고 현재 등록 회원은 10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을 통해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삶의 모습을 나누고 각 지역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설립 취지다. 슬로건은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땅의 모습’이다. (홈페이지:https://www.asadong.org)
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