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아 화제가 됐던 말기 부정맥 환자가 중범죄를 저질러 10년형을 선고 받은 흉악범이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워싱턴타임스는 등 외신은 최근 메릴랜드대 병원에서 돼지 심장을 성공적으로 이식받았던 데이비드 베넷은 친구를 반신불수로 만든 흉악범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1988년 자신의 부인이 고등학교 동창 에드워드 슈마커(당시 22세)의 무릎에 앉아 함께 어울렸다는 이유로 그의 복부, 가슴 등을 7차례나 흉기로 찔렀다.
베넷은 범행 뒤 차를 타고 탈주극을 벌인 끝에 경찰에 체포됐으며, 이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슈마커는 사건 직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결국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슈마커 가족은 베넷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340만 달러 배상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베넷은 6년을 복역한 뒤 1994년 조기석방 됐으나, 슈마커 가족에게 단 한푼의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베넷은 출소 후 기술자로 살아오다 지난해 10월 심부전증을 앓게 됐다. 그는 심장 이식 수술을 신청 후 자신의 차례가 오기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으나 입원해있던 메릴랜드대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았다.
인류 최초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아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그는 의료진에게 “수술받으면 내가 꿀꿀 거리게 되는 거냐”고 물을 만큼 그 수술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지난해 12월 31일 연방정부는 그에 대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허가했다.
이번 돼지 심장 이식 수술 보도에서 베넷의 이름과 얼굴을 다시 보게 된 슈마커의 여동생 다우니는 “이제 그는 새로운 심장으로 가진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를 얻었지만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반발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