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거물인 미치 매코널(사진) 상원 원내대표가 투표율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프리카계(흑인) 미국인’과 ‘미국인’을 비교, 인종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간선거 기간 투표권 제한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관련, “그 우려는 적절치 않다”며 “통계를 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미국인 만큼 높다”고 밝혔다.
마치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같은 미국인 집단이 아니라고 암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는 민주당이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확대하자며 적극 추진해 온 법안이 상원에서 부결되기 전 시점이었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발언은 법안이 무산될 경우 유색인종들의 투표권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일부의 우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발언이 알려지자 곧바로 민주당 의원들은 인종차별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보비 러시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미국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다이애나 디겟 하원의원도 “불쾌하다”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도 미국인이고, 다른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인종차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찰스 부커 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난 미치 매코널 대표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미국인”이라며 “피부색이 검다고 해서 덜 미국인이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맬컴 케냐타 하원의원은 이번 발언이 단순 실언이 아니라, 흑인 유권자에 대한 공화당의 사고방식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매코널 원내대표 측은 논란을 일축했다.
보수 논객 스콧 제닝스는 “매코널 원내대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투표율이 전체 유권자와 비슷하다고 말한 것”이라며 “현재 투표 시스템이 모든 이에게 얼마나 쉽고 공정한지 말하려 했던 것”이라고 두둔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도 다음날 “2020년 선거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포함한 모든 유권자의 기록적인 투표율에 대해 지속해서 언급해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