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중지했던 월요 등산 팀이 모처럼 모인다기에 좀 일찍 도착했다. 래니어 호수 공원 주차장에 주차하고, 사람들이 올 때까지 호수가로 이어진 길을 걸었다. 주차장 끝자락 야외 탁자 앞에서 한 젊은 남자가 컴퓨터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가 앉은 테이블은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고 호숫가의 바람이 산들산들 분다. 기분 좋은 아침, 이 젊은이는 호숫가 공원에서 뭘 하는 걸까? 호기심이 일었다.
나무그늘 탁자 위에서 컴퓨터로 일하던 젊은이가, 나를 본다. “Beautiful morning!” 내가 말했다. “오 야. 시원하고 상쾌한 아침이에요.” 30대로 보이는 백인 청년이 즐겁게 반응했다.
“시원한 바람 산들거리는 호숫가 나무그늘 아래서 무얼 하는 지 물어 봐도 되요?”
“오늘이 월요일, 직장 일을 여기 나와 하는 겁니다.”
“재택 근무를 하는 군요! 방해가 안 된다면 몇 가지 물어봐도 되요?”
“예, 그러세요. 저도 쉬려고 하던 참이에요.”
그는 VM웨어라는 회사에 사원으로 그 회사는 VM웨어 플레이어를 포함한, 컴퓨터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공급 서브하는 회사로 직원들이 전국으로 흩어져있고 조지아는 100여명이라고 한다. 재택근무 성과는 어떻게 평가 받느냐는 질문에, 작업을 이메일로 수퍼바이져에게 보내고, 수시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고 한다.
팬데믹이 끝나도 자신은 재택근무를 할 거고, 페이스 북, 트위터, 구글, 아마존, 애플, 우버 같은 많은 큰 회사 직원들 일부는 출퇴근 없고 일정한 근무 시간도 없는 재택 근무를 할 것이라고 한다. 그 청년이 다니는 회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십만 불 정도라고 한다.
금요일 아침 세 명의 시니어들이 골프를 나가려 할 때 랜저가 젊은 한 사람을 소개하며 네 명 한 팀으로 나가라고 했다. 동양인 얼굴의 젊은이, 이름이 제임스라했다. 혹시 한국인 이세냐고 물어보니 일본인 이세라고 했다. 이 지역에 일본인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보니 만 명 정도라고 한다. 일본인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하니 한국인들 보다는 훨씬 적은 숫자라고 말하며 제임스가 웃는다.
청년의 나이를 물어보니 45세, 그가 우리의 나이를 물어 볼 때 모두 80세가 넘었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제임스, 너는 20-30대 대학생으로 보여. 네가 80세가 되었을 때는 지금의 우리들 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일 거야. 백세시대라는 장수에 관한 다이어트, 생활습관 등이 일본에서 먼저 출발되었고, 오끼나와에서 장수 연구가 먼저 일어났고, Okinawa Diet 이라 책도 오래 전에 유행했지.’ 그런 소리도 나왔다.
“무슨 직업으로 사셨어요?” 그가 물었다. 교수, 의사, 항해사의 우리들의 전직을 이야기 하고, 그가 하는 직업을 물어보았다. 그는 컴퓨터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회사직원이 2만명 정도 된다고 했다. 많은 직원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재택 근무를 한다고 했다. 출퇴근 안 해서 좋다고 했다. 희사 간부들은 연봉이 많고 신입 사원을 적겠지만, 중간쯤 사원들의 연봉은 7만~9만불 정도라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아내가 나가던 여러 교회의 시니어 모임 중에 일부는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손녀 둘은 대학생인데, 학교에 안 가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시험보고 학점을 따고 등급 했다. 주일 예배를 교회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본다. 아마존과 여러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고르고 온라인으로 사고 판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재택 근무, 재택 학습, 재택 상거래가 일상화 되어 간다.
나는 꼬박꼬박 40여년 동안 직장에 출근했고, 일년에 며칠 허락된 병가도 쓰지 않고 오랫동안 결근하지 않았기에 은퇴할 때 쓰지 않은 병가의 보상으로 돈이 나와 새 차를 샀다. 재택 근무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은 가속도로 변하고 있다.
재택 근무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면서 재택근무의 좋은 점들을 생각하니 너무 많다. 회사는 건물을 비싼 도시의 땅에 지을 필요도 없고, 사원들의 사무실이며 가구도 준비할 필요가 없다. 출퇴근 해야 하는 지역적인 제한 안에서 인재를 찾지 않고, 한 나라뿐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국경 없이 세계각지로 확장할 수 있다.
재택근무 하는 회사원은, 출퇴근 하지 않아도 되니, 차, 연료, 시간을 안 써도 되고, 대중 교통과 교통수단에 드는 비용과 공해도 줄일 수 있다. 외출복을 안 입어도 되고 여자직원들은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며, 회사원은 남는 시간을 더 연구와 서비스에 늘릴 수도 있다. 재택근무를 하면 각자 자기의 가정을 돌볼 여유 도 있다. 재택 근무의 문제점도 많겠지만, 변하는 세상과 더불어 더 늘어나지 않을까?
노년들이 부족해 보이는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 기기를 통한 의사소통의 능력의 문제들을 인공지능이 보충할 수 있다면 은퇴한 장년들도 재택근무에 참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