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불확실성 속 고속성장세 이어갈 듯
지난해 미국 경제가 3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9%(연율)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이로써 미 경제는 6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 전문가 전망치(월스트리트저널 집계) 5.5%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연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 확산했음에도 미 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비 회복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간 GDP 증가율은 5.7%로 2년 만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직전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3.4%)에 그친 바 있다.
특히 2021년 전체 성장률은 지난 1984년(7.2%) 이후 최대폭이라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전했다.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등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확산했음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 부양과 ‘제로 금리’를 비롯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미 경제의 부활을 견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진단했다. 백신 보급도 미국인들의 경제활동 정상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날 발표가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뉴스가 바이든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추가 재정투입을 반대하는 진영의 목소리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르면 3월 금리인상을 준비 중인 연준의 긴축 전환에도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더이상 지속적인 높은 수준의 통화정책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부터 본격화한 오미크론 변이의 여파로 올해 초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진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2022년 성장률을 4.0%로 제시해 직전 전망치보다 1.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미국의 연간 성장률은 2∼2.5% 정도였다는 점에서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올해도 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