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흔히 나타나는 족저 근막염(plantar fasciitis)을 환자 자신의 지방(fat)을 발바닥 근막에 주입하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족저 근막염은 말 그대로 족저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족저 근막은 발뒤꿈치에서 발가락까지를 연결하는 끈과 같은 결합조직으로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한다.
급성 족저 근막염은 자고 일어나거나 앉았다 일어서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스트레칭, 교정 깔창(shoe orthotics) 또는 코르티손 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
환자의 10%는 만성 족저 근막염으로 진행돼 발의 콜라겐이 퇴화하고 족저 근막이 두꺼워져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수술에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대 성형외과 전문의 제프리 구세노프 박사 연구팀은 족저 근막염 환자의 지방을 발바닥에 주입하면 증상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지방 줄기세포가 조직을 재생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데 착안, 이 같은 치료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방에는 성체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들이 있어서 손상 부위에 새로운 혈액을 공급, 상처를 줄어들게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만성 족저근막염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끝이 뭉뚝한 블런트 니들(blunt needle)을 사용, 국소 마취 아래 족저 근막 여러 곳에 작은 구멍을 뚫은 다음 환자의 복부 등에서 채취한 지방을 한 구멍에 0.1mL씩 총 3mL 주입했다. 근막에 작은 상처를 내면 상처 회복이 촉진된다.
연구팀은 임상시험 참가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엔 처음부터 지방 주입술을 시행하고 12개월 동안 경과를 지켜봤다.
B그룹엔 우선 6개월 동안 야간 부목(night splint)과 발목 보호대(arch support)를 착용하게 하고 6개월 후 지방 주입술을 시행한 다음 그로부터 6개월 동안 경과를 지켜봤다.
지방 주입술 후에는 모든 환자에게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시간당 10분으로 제한하고 충격 흡수 신발을 신도록 했다.
A그룹은 6개월 후 삶의 질이 개선되고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족저 근막의 두께도 얇아지고 통증도 줄어들었다. 12개월 후에는 이러한 효과들이 더욱 더 커졌다.
B그룹도 시술 6개월 후 족저 근막의 두께가 줄어들고 스포츠 활동도 늘었지만, 통증 감소는 A그룹보다 덜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족저 근막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족저 근막염은 여성, 노인,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 달리기와 같은 고강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성형외과학회(American Society of Plastic Surgeons) 학술지 ‘성형·재건 외과학'(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한성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