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한인회가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한인들을 구호에 적극 나선다. 이홍기 한인회 신임 회장은 “이런저런 이유로 소외된 지역 한인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며, “35대 한인회는 이들을 돕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인회 조직에 사회복지부와 종교협력부를 신설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애틀랜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년간 한인회 사업 추진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지난 29일 노크로스 소재 한인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이 회장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을 구호하기 위해 종교단체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 이민사회가 대부분 교회나 성당 등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이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허약한 한인회 재정 상황과 관련, “한인회관 매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신 지역 한인들의 긍지이자 보람인 한인회관을 잘 수리하고 관리해 후대에 넘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오는 3월 골프대회를 시작으로 본격 모금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에서 3번째로 큰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다시 뭉치기 위해서는, 우선 한인회의 지도력을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동포사회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회복하고, 50년이 넘는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회장은 끝으로 김윤철 전임회장의 비리해결에 대한 질문에, 최근 가동 중인 조사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보자며, “조만간 중간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대한 인간적인 예의는 갖추겠지만, 끝내 (배상을) 거부할 경우 법적인 책임은 져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홍기 신임 애틀랜타 한인회장
“불신 털고 꼭 필요한 단체로 거듭나겠다”
봉사하는 한인회 위해 조직부터 정비
밀린 세금·공과금은 잘 해결되고 있어
골프대회 준비…전 회장 조사 진행 중
애틀랜타 한인회 35대 이홍기호가 본격 출범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틀랜타 한인회가 어떻게 험한 파고를 넘고 항해할 것인지, 이홍기 신임회장으로부터 앞으로 2년간 운영 방향과 중점 추진 사항 등을 들어봤다. 대담은 취임식을 사흘 앞둔 지난 26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취임식이 한 달이나 늦었는데
“알다시피 문제가 많았다. 34대 한인회의 뒷정리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아무 일도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한인사회에 어떤 협력이나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지원과 봉사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한인회 조직도 재정비했다.”
35대 한인회 조직 구성은?
“우선 기존 조직 가운데 중복되는 것은 통폐합했다. 실례로 체육부, 체육위원회 등은 하나로 합쳤다. 또 사회복지부를 신설했다. 사각지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종교협력부도 새로 만들었다. 애틀랜타 주변의 한인 교회, 천주교회 등과 협력하고자 한다. 조직 전체의 80% 이상을 새로운 얼굴로 구성할 예정이다. 여성들도 대거 참여해 활동할 것이다. 재정 확보를 위해서도 한인회를 일하는 부서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사장에 이경성 전 미주 동남부충청향우회장이 추천됐다
“ 한인사회에서 신망이 있고, 사회 복지를 위해서 많은 헌신을 했던 분이다. 흐트러진 지역 한인들의 민심을 모으고, 사회 봉사에 역점을 두겠다는 35대 한인회의 취지와 잘 부합한다고 본다.”
앞으로 2년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분야를 꼽는다면?
“한인회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바닥으로 떨어진 모든 상황을 정상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깨끗하고 정직한, 그리고 성실한 모습으로 임할 것이다. 한인들이 필요로 할 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한인회의 위상을 하루 빨리 되찾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가능한 한 잡다한 행사는 자제할 생각이다. 한인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더 이상 늘리고 싶지 않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한지를 찾기 위해 각 단체들과도 함께 의논하고 힘을 모으고자 한다. 이미 물밑에서 협의를 하고 있다.”
한인회관의 밀린 세금과 공과금은 어떻게 되고 있나?
“세금 1만5000 달러와 각종 공과금 3~4개월 치가 밀려 있었다. 전기와 수도세는 일시불로 완납했다. 화재보험도 매달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세금도 절세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노크로스시와 협의 중이다.”
최근 임원들과 함께 청소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한인회관의 상태는?
“수리하지 않으면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붕과 바닥 수리, 페인트 칠 등 리모델링을 현재 추진하고 있다. 건물 프레임은 문제가 없어 물이 새는 곳과 부분적으로 수리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건물관리는 김백규 전 회장에게 맡아 달라고 부탁드렸다(김백규 회장은 지난 주 한인회에 1만5000달러를 기부했다).”
한인회관 매각 이야기도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데
“ 그 생각도 당연히 했다. 하지만 한인회관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지역 한인들의 피와 땀과 재산으로 세운 것이다. 따라서 세계 최대 규모의 애틀랜타 한인회관은 지역 한인들의 긍지이자 자존심이다. 이 회관이 유지되어야 한인들의 위상도 산다. 한인회관이 문을 닫지 않게끔 현재 상황을 잘 재정비하는 게 목표다.”
한달에 1만2000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관리비 마련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는 3월부터 모금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3월 13일엔 한인회관 관리 기금 모금을 위한 골프대회도 추진하고 있다. 한인회장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정직하게 활용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의 도움을 요청한다.”
지역 한인들의 마음은 싸늘하다 못해 얼음장이다. 어떻게 녹일 계획인가
“다음 달까지 회관 청소와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고, 3월부터 한인회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것이다.하지만 모든 외부적, 재정적 요인을 고려할 때 본격 궤도에 오르려면 1년은 걸릴 것 같다. 나 자신이 그동안 많은 돈은 없지만 품위는 잃지 않고 살아왔다. 한인회장으로서 앞으로도 추하지 않고 품위가 손상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끝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공과 사는 엄격히 구분하고자 한다. 전임 회장에 대해서는 조사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법 이전에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 최소한 부채는 청산해야 한다. 그도 신앙인이 아닌가. 사실 한인회장 당선 이후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많은 고민과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주위의 격려와 믿음에 용기를 얻었다. 잘 헤쳐나갈 것이다.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대담 : 권영일 객원 논설위원 / 정리 : 김태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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