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근육긴장이상증 투병 근황을 공개했다.
이봉주는 지난 30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내 생에 제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선수 생활하면서도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다.
약을 안 먹으면 잠을 잘 수 없다”며 “하지만 울고 인상 쓴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극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봉주는 지난 2020년 원인불명의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해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판정을 받았다.
이봉주는 한때 목이 90도 정도 꺾이고 등과 허리가 굽어 고개를 들기도 힘든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누군가의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던 이봉주는 지난해 6월 척추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재활 치료에 힘쓰고 있다.
이봉주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근육 경련이 없어졌다. 100%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있다”며 “기적을 만들 수 있던 건 끊임없는 통증과 싸우며 이어 온 재활 치료와, 홈 주치의이자 잔소리꾼 아내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내 김미순씨는 남편을 완치시키겠다는 목표 하나로 재활 치료와 운동법을 독학했다고 한다.
이봉주는 “마사지부터 교정 치료까지 완벽한 홈케어를 선보이는 내조의 여왕 아내가 있었기에 막막했던 재활 치료를 버틸 수 있었다”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내에게 이런 도움을 받는 건 생각하지 못했고 생각하기도 싫었다”며 “늘 미안한 마음뿐이고 앞에서 당당하게 달릴 날을 꿈꾼다”고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봉주가 약 1년 만에 육상 경기장을 찾아 트랙을 달리는 모습도 공개됐다.
35명의 참가자들이 이봉주의 쾌유를 위해 릴레이 마라톤 이벤트를 준비했고, 자신을 위해 뛰는 참가자들을 열심히 응원하던 이봉주는 마지막 주자가 넘겨준 머리띠를 건네받고 트랙을 달렸다.
굽은 등으로 고통을 참으며 달린 이봉주는 밝은 미소와 함께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봉주는 “제 회복을 기원해주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이봉주는 쉽게 쓰러지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불사조 같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마라톤 선수가 아닌 건강 전도사로 많은 분께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봉주는 1996년 제26회 애틀란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등 많은 국제대회에서 수상하며 ‘국민 마라토너’로 불렸다.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은퇴했고, 이후 대한육상연맹 임원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육상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힘썼다.
사진 /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