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에 체중을 변화 없이 안정되게 유지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대병원의 미칼 베리 정신과 전문의 연구팀은 노년기에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가 안정을 유지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0일 보도했다.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방에서는 18.5∼24.9가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60세 이상 노인 약 1만6천 명을 대상으로 5년에 걸쳐 진행된 전국 알츠하이머병 관리센터(National Alzheimer’s Coordinating Center)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노인들은 매년 BMI 측정과 함께 기억력, 언어기능, 사고력 등을 평가하는 인지기능 테스트를 받았다.
조사가 진행된 5년 동안 BMI가 안정된 노인들은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반면 BMI에 기복이 있는 노인들은 BMI가 안정된 노인들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60%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처음 조사 시작 때 측정된 BMI의 수치가 어떠하든 그 수치가 안정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당뇨병, 우울증, 치매 위험 변이유전자 등 다른 인지기능 저하 요인들을 고려했지만, 이 같은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는 장기간의 BMI 수치가 인지기능 평가의 지표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러시 알츠하이머병 센터(Rush Alzheimer’s Disease Center)의 안나 카푸아노 생물통계학 교수는 인지기능 저하의 메커니즘을 둘러싼 또 하나의 흥미로운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고 논평했다.
“치매의 시작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치매 발생은 길고 긴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Alzheimer’s Association)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한성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