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기 위해 먹는 약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누구나 한두가지쯤 복용하는 영양제도 그렇지만 특히 처방약은 복용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 복용 시 흔히 저지르는 실수와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1. 과다 복용
흔히 쓰는 진통제의 과다 복용은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dvil, Aleve 등에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과다 복용하면 위장관 출혈이나 심각한 경우 심장 마비와 같은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특히 간이나 신장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복용 전 항상 권장 복용량을 확인하고 건강 상태에 따라 사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2. 과소 복용
어떤 약은 너무 적게 복용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처방 당시 안내받은 용량을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심부정맥 혈전증에 처방되는 약이 있는데 혈액을 묽게 하는 이 약은 처방대로, 복용 스케줄을 지켜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증상이 없다고 약을 마음대로 줄이거나 거르는 것도 금물이다.
3. 식전 혹은 식후 복용
약의 종류에 따라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그 효과가 더뎌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있다. 갑상선 치료제인 신지로이드 (Synthroid)와 골다공증에 쓰이는 포사맥스 (Fosamax) 등이 이에 속한다. 이와 같은 약은 공복 상태에 복용하고 복용 후 일정 기간은 음식물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반면에 공복에 복용하면 위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꼭 식사 후에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있는데, 해열제나 진통제로 쓰이는 이부프로펜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가 대표적이다. 약의 라벨을 잘 읽고 약사에게 복용 안내를 받도록 하자.
4. 특정 음식과 함께 복용
약에 따라 피해야 할 음식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흔한 실수는 칼슘이 많은 음식이나 칼슘 보충제를 항생제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다. 특히 피부과에서 여드름 치료용으로 흔히 처방하는 테트라사이클린 (tetracycline)이나 독시사이클린 (doxycycline)과 같은 항생 물질은 칼슘과 만나면 효과가 없어지니 주의하자.
혈압약은 일반적으로 체내 칼륨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어 바나나, 오렌지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과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칼륨 수치가 높아지면 심계항진증을 일으켜 두근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약으로 쓰이는 스타틴 (statin)를 포함한 여러 약물이 자몽 주스의 효소로 인해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하니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5. 섞어서 복용
여러 종류의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 뿐 아니라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약과 함께 복용하는 것도 약의 효과를 줄이거나 예상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약과 칼륨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면 고칼륨혈증의 위험이 커지고, 혈당 수치를 높이는 비타민 B는 당뇨병약과의 조합이 좋지 않다.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를 제산제와 함께 복용하면 위장 내 산이 부족해짐에 따라 약이 몸에 작용하는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치과 치료나 수술 후 통증 및 염증을 가라앉힐 때 사용되는 케토롤락 트로메타민 (ketorolac tromethamine)은 약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병용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여러 종류의 약이나 영양제를 복용한다면 의사나 약사에게 복용 중인 약을 알리고 조언을 받아야 한다.
6. 잘못된 방법으로 복용
복용법 실수도 흔하다. 안약과 귀 약을 헷갈린다거나 약을 자르는 경우, 씹어 삼키면 안 되는 약을 씹는 경우, 액상 약물을 아무 숟가락이나 이용해서 계량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특히 복용량이 적은 약일수록 이런 실수가 치명적일 수 있다.
씹거나 자르면 안 되는 약을 실수로 복용하면 약효가 너무 빨리 나타나거나 몸에 너무 빠르게 흡수가 되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7. 이른 복용 중단
증상이 없다고 복용을 함부로 중단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완치를 바란다면 처방받은 약을 모두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항우울제인 프로작 (Prozac)을 포함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는 효능이 완전히 발현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며칠 복용하고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복용을 중단하면 우울증세가 다시 도질 수 있다.
항생제 또한 처방받은 분량의 약을 전부 복용하지 않으면 증상을 유발하는 박테리아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다시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8. 보관 실수
어떤 약이건 바르게 보관해야 온전한 약효를 볼 수 있다. 종류에 따라 보관 온도나 습도, 심지어 빛에 노출되는 여부에 따라서도 변질될 수 있다. 사용이 끝난 약을 폐기하는 것도 잊지 말자. 약물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약을 잘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애틀랜타 중앙일보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