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반 다이크 전 시카고 경찰관 조기 출소 거센 항의 시위
시카고 흑인사회 주민들과 운동가들이 연일 도심에 모여 ‘사법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차량 절도 혐의를 받는 10대 흑인 소년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에게 16차례 총을 쏴 숨지게 한 제이슨 반 다이크(43) 전 시카고 경찰관이 법원 선고 형량의 절반을 복역하고 조기 출소한 데 반발해 나흘째 시카고 도심의 연방법원 빌딩 안팎에서 항의 집회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반 다이크 출소일인 지난 3일 밤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시위가 더 거세져 연방법원 로비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던 시위대 가운데 9명이 연방 보안관들에게 강제 연행되기도 했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시위에는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그가 이끄는 유색인종연합(RPC), 흑인 운동단체 ‘블랙라이브스매터'(BLM), 흑인 다수 거주지 시카고 남부의 대형 교회와 성당 구성원 그리고 흑인사회를 지역구로 하는 정치인 등이 참여했다고 지역 abc방송은 전했다.
이들은 “반 다이크의 복역 기간이 부당하게 짧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연방 법무부가 반 다이크를 연방 민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잭슨 목사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를 과잉 진압하다 숨지게 한 전 경찰관 데릭 쇼빈이 주 법원에서 징역 22년6개월형을 받은데 이어 연방 법원에서도 유죄 평결을 받은 사실을 상기하며 “반 다이크도 연방 법원에서 다시 재판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존 로쉬 연방검찰 시카고 지부장에게 직접 반 다이크 기소를 요구하겠다며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반 다이크는 시카고 경찰청 소속 경관이던 2014년 도시 남부 트럭 터미널에서 소형 칼로 차량에 흠집을 내고 절도를 시도한 맥도널드에게 16발의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
그는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2015년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검찰에 기소돼 2급 살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고 2019년 1월 징역 6년 9개월,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모범수로 인정받아 복역 3년 3개월만인 지난 3일 출소했다.
주 법원 재판을 거쳐 복역을 마친 반 다이크를 연방 검찰이 다시 기소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주 검찰에 이미 기소된 용의자를 연방 검찰이 기소하려 할 때는 (동일 범죄에 대해 두 번 이상 재판하지 못하도록 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쿡 카운티 검찰 측도 “연방과 주는 별도 정부다. 연방 검찰이 반 다이크에게 인권 침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기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