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사진)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9일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최악 국면에서 벗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코로나19 극성기를 벗어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미국 각지에서 코로나19 규제와 관련한 새로운 결정이 내려지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이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우치 소장의 이날 발언은 하루 전날 나온 CNN 보도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CNN은 7일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가 선포된 지 2년을 앞둔 가운데 미국 정부가 ‘포스트 팬데믹'(팬데믹 이후)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WP)는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된 이후 이날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50만 명, 미국에서만 10만 명에 이르렀다며 파우치 소장의 견해는 조금 섣부른 감이 있음을 시사했다.
WP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직전 일주일과 비교해 44%나 줄었고, 입원자 수도 감소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사망자가 늘면서 최근 며칠 새 일주일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2600명에 달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WP는 또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주에는 6만8000명이 사망해 한 주 전과 비교해 7%나 늘어났다고 전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지난주 코로나19 사망자가 세계 각지에서 계속 늘고 있다며, “어떤 나라도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압디 마하무드 WHO 코로나19 상황팀장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른 것을 전하면서 매우 비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마하무드 팀장은 또 8일 오후까지 24시간 동안 미국에서 340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며,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률이 여전히 높고 여러 나라에서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상이 이전 변이에 비해 가볍다는 사실만 강조하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파우치 소장은 지난달 23일에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2월 중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황이 좋아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