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래퍼 에미넴이 13일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인 제56회 슈퍼볼 공연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더힐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에미넴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램스와 신시내티 벵골스의 경기 하프타임 공연에서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 공연을 마친 뒤 한쪽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주도한 퍼포먼스의 일환이다.
2016년 캐퍼닉은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해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는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이 잇따라 사망하는 등 인종차별 문제로 들끓던 시절로, 퍼포먼스는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하는 뜻에서 이뤄졌다.
이후 다른 NFL 선수들도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거나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는 식으로 동조했다.
브라이언 매카시 NFL 대변인은 더힐에 이날 에미넴의 퍼포먼스가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관계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매카시 대변인은 “이번 주 여러 번의 리허설을 하는 동안 공연의 모든 요소를 지켜봤고 에미넴이 그걸 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나 코치는 무릎을 꿇을 수 있다. 그런 행동에 문제 소지가 없었기에 하지 말라고 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16년 캐퍼닉이 처음 무릎꿇기를 했을 때만 해도 엄청난 대가가 따랐다.
그의 퍼포먼스는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보수진영의 큰 반발을 샀고, 결국 그는 이듬해 팀과 계약이 해지돼 수년간 리그에서 쫓겨나야 했다.
에미넴이 13일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6회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REUTERS/Mario Anzuoni
한편, 이날 에미넴의 퍼포먼스는 최근 NFL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이뤄졌다.
전 마이애미 돌핀스 감독인 브라이언 플로레스는 지난 1일 인종차별적 관행을 문제 삼으며 NFL과 마이애미 돌핀스, 뉴욕 자이언츠, 덴버 브롱코스 등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플로레스는 지난달 정규시즌이 끝나자마자 해고 통보를 받은 흑인 감독이다.
그는 현재 흑인 감독이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마이크 톰린 1명만 남았다고 말하며 리그의 고용 관행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