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 ‘서른, 아홉’으로 돌아왔습니다.”
16일 JTBC 드라마 ‘서른, 아홉’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손예진(40)은 “가장 적절한 나이에 만난 대본”이라며 “작가님이 우리 집에 CCTV를 달아놨나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이야기였고, 극 중 캐릭터가 골프를 좋아하는 것까지, 공감을 많이 해서 출연 결정을 쉽게 했다”고 말했다. 2018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어 두 번째 JTBC 작품이다.
‘서른, 아홉’은 39세의 피부과 원장 차미조(손예진), 연기 선생님 정찬영(전미도), 백화점 매니저 장주희(김지현) 등 세 친구가 겪는 사건과 변화를 그린다. 김상호 PD는 “서른아홉은 뭔가 이뤄내기는 조금 이른 것 같고, 새로 시작하기엔 조금 늦었나 하는, 애매하고 불안정한 시기”라며 “주인공들이 친구의 사건을 통해 변곡점을 맞아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는지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인 손예진·전미도·김지현은 1982년생 동갑으로, 올해 40세다. 손예진은 “20대에 데뷔했을 땐 서른, 마흔이 될 거란 고민도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데 어느덧 마흔이 넘었다”며 “점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마흔이 됐다고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배우 현빈(40)과 결혼 소식을 전한 손예진은 “배우로서도 개인적으로도 큰일이 2022년 초에 일어나서 운명 같다는 생각도 들고, 축하를 많이 받아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예진은 “저희는 정말 ‘찐친’(실제로 친한 친구)”이라며 동갑내기 배우 간의 호흡도 전했다. 전미도는 “김지현과는 10년 넘게 친구였고, 손예진은 저희 둘 다 팬이었다”며 “현장에서 손프로, 손선배, 하면서 많이 물어봤고 가르쳐줬다”고 전했다. 김지현은 “내가 손예진과 연기를 한다고? 비현실적으로 느꼈는데, 이렇게 재밌는 사람인지 몰랐다”며 “코로나19로 따로 밥을 먹기도 어려웠지만, 손예진이 워낙 ‘꾸러기’ 성격이라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서른, 아홉’은 여자 셋의 ‘워맨스’를 그렸다는 점에서 JTBC ‘멜로가 체질’이나 tvN ‘술꾼도시 여자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WWW’ 등의 계보를 잇는 셈이다. 김상호 PD는 “세 친구, 인간 이야기에 집중했다”며 “여성이 아니라도 인간이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전미도는 “‘워맨스’를 그린 드라마 중 저희가 가장 나이가 많을 것”이라며 “연륜 있는, 농도 짙은, 밀도 있는 워맨스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작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의사를 연기한 전미도는 “이번 작품은 환자로 돌아왔다”며 “다른 모습을 보여야지, 생각하진 않고 대본에 쓰인 ‘정찬영’에 집중해 찍었더니 저절로 다른 모습이 됐다”고 했다. 김지현은 “전작 JTBC ‘공작도시’에서 늘 화가 가득한 캐릭터였는데, 이번 ‘주희’는 눈물이 많은 캐릭터”라며 “두 작품 촬영이 조금 겹쳤지만, 캐릭터가 달라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정연(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