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3국 패권경쟁의 첫 충돌…군비 증강·에너지 투자 늘려야”
냉전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위치를 지켜온 미국의 국제전략이 수정돼야 할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3국의 패권 경쟁 본격화라는 새로운 국제 질서 하에서 발생한 첫 번째 충돌이라는 해설 기사를 게재했다.
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 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대폭 줄인 뒤 우크라이나 방면으로 배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이 같은 중러의 밀월관계는 유럽과 아시아 등 지구상에서 2개의 분쟁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지구상에서 2개의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국익과 관련됐다면 동시에 개입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좀 더 현실적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됐다. 초강대국이라는 위치를 지키기 위해 군비 증강과 함께 해외 주둔 미군을 늘리고, 동맹국들에 대해 더 많은 경제적 분담을 요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WSJ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군사 전략적 실수를 지적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중국을 직면한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이 중국에 신경을 쓰는 틈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를 진행했다는 것이 WSJ의 시각이다.
WSJ은 핵무기 감축이라는 흐름도 중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WSJ은 미국의 에너지 정책도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앞두고 에너지를 무기화한 것처럼 에너지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도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