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인식당을 가보면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24시간 식당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야간 영업을 중단했고, 일반 식당도 영업시간을 축소하고 있으며, 식당 내에서는 1-2명의 웨이트레스들이 밀려드는 손님의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뛰어다니고 있다. 맥도날드, 칙필레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인력이 모자라 매장 문을 닫고 드라이브 스루만 운영하는 형편이다.
코로나19 이후 한인식당 등 요식업계의 고통이 심각하다. 그렇다면 요식업 종사자들은 사람이 귀한 이 때에 제 몫을 받고 있으며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가. 이에 대해 최근 레스토랑 기회센터 연합(ROC United)이 발표한 ‘미국내 요식업 노동자들에 대한 코로나19 영향’ (The Impact of COVID-19 on Restaurant Workers Across America)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0년 미국내 요식업 종사자 1000명 인터뷰, 600명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요식업 종사자들의 여건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설문조사에 응답한 요식업 종사자 63%이 본인 또는 주변에서 코로나19 감염사례를 발견했으며, 42%는 본인이 일하는 식당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고 답했다. 2021년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68%가 본인의 식당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59% 응답자는 식당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으며, 80%는 식당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요식업 종사자 34%는 식당측에서 개인보호장비(마스크, 세정제) 등을 제공하지 않아 자비로 구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3/1은 본인의 가족 또는 주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사례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흑인 요식업 종사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서 50%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코로나19 사망사례를 겪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요식업종사자들은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2020년 한해 동안 수입이 늘었다고 대답한 요식업 종사자는 5%에 불과했으며, 위험수당을 받은 사람은 9%에 불과했다. 요식업 종사자 90%는 오히려 수입이 감소했다고 대답했다. 뿐만 아니라 요식업 종사자 42%는 코로나 및 기타 질병을 겪어도 유급병가를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식업 종사자들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앞장서고 있다. 요식업 종사자의 74%는 1회 이상 백신을 접종받았으며, 56%는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다고 답했다. 또한 요식업 종사자는 일반인에 비해 20% 이상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ROC는 요식업 종사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1) 최저임금 인상 (2) 가족휴가 및 병가 보장 (3) 종업원 보호 대책 강구 (4) 흑인, 라티노, 아시안 등 소수민족 종업원 보호책 강구 (5) 종업원을 위한 자녀양육 대책 마련 (6) 서류미비자를 포함한 요식업 종사자들을 위한 실업수당 확대 등을 권고했다.
미국에 이민온 한인들중에 식당이나 요식업을 한번쯤 거쳐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식업 종사자들이 겪는 문제는 한인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사회에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해온 한인 요식업자들도 이제 제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