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
김희문
산마루 그림자 길게 드리운
고요가 깊은 가을 숲이 술렁인다
한가로이 긴 여름날에
뜨거웠던 나뭇가지와 이파리들
추억의 속삭임과 작별한다
같은 눈으로 한 곳만 바라보고
같은 삶의 존재를 찾던 사이
사랑의 마음을 가지에 남겨둔채
비워놓고 낮음을 찾아 떠나야만
큰 기쁨으로 찬란한 봄에 다시 만나리
가을은 겨울의 길잡이가 아닌
영혼의 추수를 노래하는 시인이라고
– 현재 Giver Care 종사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패물인가 폐물인가
문현주
내겐
색 바랜 바바리가 있다
한 가을
풍미를 담아냈던
그런 바바리가 있다
내겐
손잡이 떨어진 냄비가 있다
엄마의
울음 담아 싸주셨던
그런 냄비가 있다
내겐
귀퉁이 닳고 닳은 노트가 있다
글이라 쓰고
가슴으로 읽어냈던
그런 노트가 있다
내겐
이빨 빠진 남편이 있다
우리라 쓰고
부부라 읽었던
그런 남편이 있다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 제5회 애틀랜타 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