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병사 한 명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몸을 내던진 사실이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해병대 공병인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침공했을 당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 헤니체스크 다리에 배치됐다가 자폭을 선택했다.
헤니체스크 다리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우크라이나 해병부대는 러시아군이 탱크를 앞세워 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 다리를 폭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때 공병인 볼로디미로비치는 다리에 지뢰를 설치하겠다고 자원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전했다.
볼로디미로비치는 지뢰 설치 도중 자신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하고 자폭을 선택해 다리를 폭파했다.
다리 폭파로 인해 러시아군의 진격은 현저하게 지연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선을 재구축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본토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 경로를 선택해야만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볼로디미로비치에게 훈장을 수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뒤 한 발언에서 볼로디미로비치의 희생을 언급했다.
키슬리차 대사는 “러시아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해 젊은 영웅은 자신을 다리 위에서 자폭했다. 러시아 탱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다리를 파괴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희생한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