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3월로 1주년을 맞이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반중정서를 계기로 커진 증오범죄가 안타깝게도 총격사건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도 뉴욕에서 한인 크리스티나 유나 리(Christina Yuna Lee) 씨와 미쉘 알리스 고(Michelle Alyssa Go)씨가 공격당하거나 목숨을 잃었다.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의 73%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증오범죄를 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많은 한인들이 증오범죄 규탄에 나서고 있지만, 전국적 차원에서 증오범죄를 방지하는 방법은 정부와 정치인이 움직여서 체계적으로 금지 법안과 정책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는 아시안 타겟 증오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를 지역구로 한 한인 데이브 민 주상원의원(Sen. Dave Min)은 LA메트로 등 10개 대중교통기관에서 증오범죄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규정하는 SB 1161 법안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신시아 최(Cynthia Choi) 스톱 AAPI 헤이트 설립자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소수민족 여성들이 대낮에 야유, 욕설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저도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아 본타(Mia Bonta) 주하원의원과 아킬라 웨버(Akilah Weber) 주하원의원은 노상에서 소수민족 괴롭힘을 방지하는 AB 2549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길거리 괴롭힘(street harassment)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공공 장소에서 특정인에게 협박하는 말,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법안은 길거리 괴롭힘 사례를 3년간 수집, 분석 연구해서 공중보건 차원에서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노상폭력본타 의원은 “유색인종 여성, 특히 아시안 여성이 길거리를 걸어가다 모욕당하거나 공격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에서 네일샵을 경영하는 리사 푸(Lisa Fu) 씨는 “학생 시절에 등교하면서 괴롭힘을 많이 당했지만, 저항하지 못하고 뿌리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길거리 괴롭힘은 인종차별 때문이며, 물리적 폭력으로 확산되곤 한다”며 “이 법을 통해 유색인종을 겨냥한 길거리 폭력에 대해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아주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주의회,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여전히 미약하다. 총격 사건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이나 법안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총격사건 직후 주의회에서 일부 의원이 개인적 입장을 표명하고, 시의회 등에서 규탄 성명을 발표한 것이 전부다. 올해 주의회에도 증오범죄 관련 법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증오범죄 대책은 한계가 있다. 결국 조지아주도 캘리포니아 주의회처럼 법적, 정책적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는 3월 16일 한인회관에서 열리는 총격사건 1주기 추모식에도 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선거의 해를 맞이해 유권자 및 주민으로서 지역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증오범죄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