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A와 샌프란시스코로 두번 출장을 다녀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래 2년만에 방문한 LA에서 가장 놀란 점은 홈리스(homeless)였다.
LA에 홈리스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팬데믹 이후로 홈리스가 더욱 많아져 코리아타운 이곳저곳에 홈리스가 누워있었다. 코리아타운 근처 거리 일부는 홈리스 텐트가 점령하고 있었고, 길거리는 홈리스가 헤집어놓은 쓰레기가 널브러져 지저분했다. 식사를 하러 간 고급 한식집 바로 옆에도 절반쯤 부서진 캠핑카 안에 노숙자들이 당당하게 자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멋진 정부청사 옆 건물 쓰레기더미 속에서 홈리스 몇명쯤은 예사로 발견할수 있었다.
LA출신 한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할 정도로 LA와 샌프란시스코 홈리스 문제는 심각하다. LA시는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2016년 주민투표(Proposition HHH)로 예산 12억달러를 책정했고, 2017년에는 또다른 주민투표(Measure H)를 통해 자동차 세일즈 택스를 부과해 예산 3억500만달러를 추가 책정했다. 이 모든 것이 LA 주민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이다.
그러나 2020년 LA 홈리스 실태조사(2020 Greater Los Angeles Homeless Count)에 따르면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LA카운티내 홈리스 인구는 6만6436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2.7%가 증가했다. 코리아타운이 위치한 LA 시내 홈리스는 4만1290명에 달했다. 홈리스 지원단체 와인가트 재단(Weingart Foundation)의 미구엘 산타나(Miguel A. Santana) CEO이 “노숙자는 이제 화창한 햇살과 교통체증처럼 LA의 명물(part of the L.A. brand)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할 정도다.
LA위원회(Committee for Greater LA)는 최근 한인 및 중국, 라티노, 흑인, 백인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포커스 그룹 심층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LA 노숙자는 정신질환 또는 마약 중독자가 절반 미만이며, 나머지는 재정적으로 어렵거나 이유없이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로 나뉜다. USC 정책대학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s Price School of Public Policy) 조사결과에 따르면 홈리스 인구의 48.1%가 흑인이며, 라티노가 32%, 아시안이 1.2%였다.
늘어나는 홈리스들을 사회로 복귀시키기는 쉽지 않다. LA홈리스 서비스부(Los Angeles Homeless Services Authority)에 따르면 2019년 홈리스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207명에 불과한 반면, 새로 홈리스가 된 사람은 227명이었다.
LA와 샌프란시스코의 홈리스 문제를 보며 애틀랜타와 한인타운도 남의 일이 아님을 느낀다. 필자가 조지아 주청사와 애틀랜타 시정부에서 인턴을 했을 때도, 청사 주변의 홈리스들을 보면서 문제가 심각함을 느꼈다. 한인들이 살고 있는 귀넷카운티도 남의 일이 아니다. 귀넷 정부에 따르면 2021년 귀넷 카운티 내 홈리스가 8000-1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집에서 쫓겨난 사람이 늘어나면서 홈리스가 늘고 있다.
둘루스나 존스크릭 한인타운에도 쇼핑카트에 짐을 잔뜩 싣고 다니는 홈리스들이 한두명씩 나타나고 있다. 이제 애틀랜타 한인들도 한인타운과 직장, 자택을 보존하고 홈리스들을 재활시키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