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서 신성시되며 숭배되던 코끼리가 68세로 숨을 거두자 전국적으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둔가무와 라자라는 이름의 코끼리가 이날 수도 콜롬보 인근에서 숨졌다.
라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몰려와 라자 사체 앞에서 기도하고 상아를 만지며 애도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라자를 ‘국보’라고 선언하며 후세가 볼 수 있도록 박제해 보존하라고 지시했다.
인도에서 태어난 라자는 인도의 한 왕자의 선물로 스리랑카로 왔다.
이후 라자는 스리랑카 도시 캔디에서 해마다 열리는 에살라 페라헤라 축제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역할을 맡아왔다.
축제에 참여하는 100여마리의 코끼리 가운데 유일하게 부처 사리를 등에 얹고 행진했다.
라자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이 축제에서 화려하게 치장된 채 참여했다.
이 축제에서 사리를 운반하는 코끼리는 전통적으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발된다. 등이 평평해야 하고 키는 3.6m를 넘어야 한다.
라자의 키는 3.2m지만 선발 당시 스리랑카에서 가장 키가 컸기 때문에 예외가 적용됐다.
라자에 앞서 이 역할을 맡았던 코끼리는 1953년부터 1986년까지 사리를 운반했다.
1988년 이 코끼리가 72세로 숨졌을 때도 스리랑카의 온 국민은 슬픔에 잠겼고 정부는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 코끼리도 박제됐으며 캔디의 불치사(佛齒寺, 부처의 치아 사리를 모신 사찰)에 보존돼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스리랑카에는 7천마리의 야생코끼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리랑카 주민은 대체로 코끼리를 숭상하지만, 일부는 총기와 독극물을 동원해 농경지에 접근하려는 코끼리를 죽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