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부터 한국 입국시,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경우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21일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자에 한해 7일 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일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격리조치를 적용한 지 약 석 달 만의 완화 조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확진자 동거인의 자가격리 의무를 없애는 등 접종 완료자에 대한 격리조치를 연이어 해제하고 있는데, 해외입국자 격리면제 역시 연장선상의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에 비해 해외 입국 확진자 수가 많지 않고, 최근 전반적으로 외국의 유행 규모가 국내보다 줄어든 점 등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해외에서 접종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사람은 입국 시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는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해외 입국자는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21일 이전 입국자에게는 면제 조치가 소급적용되지 않아 현행 그대로 일주일간 격리해야 한다.
이번 조치에서 인정하는 ‘접종 완료자’는 2차 접종(얀센은 1회 접종) 후 14일이 경과∼180일 이내인 사람과 3차 접종자다.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났다면 3차 접종을 받아야 접종완료자로 인정된다. 다만 2차까지 접종한 후 확진된 경우에는 3차 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일주일간 자가격리한 뒤 격리해제된 2차 접종완료 확진자는 3차 접종을 받지 않아도 접종완료자로 인정된다. 미접종한 상태로 확진됐다면 완치 이후 2차 접종까지는 받아야 한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을 받아 감염 위험도가 낮은 입국자만 격리를 면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접종 입국자는 사유 구분 없이 현행 격리조치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12세 미만 소아, 의학적 사유로 인한 미접종자 등도 입국 시 현행 그대로 일주일간 격리해야 한다.
당국은 만 6세 미만 영·유아는 예외적으로 부모 보호가 필요한 연령으로 판단해, 동반 입국한 보호자 모두가 접종완료자인 경우에 한해 격리면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예방접종 이력은 입국 시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통해서 확인한다. 한국내에서 접종한 경우에는 접종 이력이 자동으로 등록되며,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보건소에 해외 접종력 인정 서류를 제출해서 등록할 수 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은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사전입력시스템에 직접 접종 이력을 입력하고 증명서를 첨부해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격리 면제 제외 국가에서 입국하는 경우에는 현행 그대로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현재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미얀마 등 4개국이 격리 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돼 있다.
당국은 이번 조치가 국내 유행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전체 국내 확진자 중에서 해외 유입 사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낮은 수준”이라며 “해외에서도 한국보다 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조치가 국내 유행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클 거라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28만2천987명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는 107명에 불과했다.
격리의무 면제에 이어 4월부터는 해외 입국자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해외 입국자는 대중교통 이용이 금지돼 자차를 이용하거나, 방역 택시나 KTX 전용 칸 등의 방역교통망을 이용해야만 했다.
당국은 국내 방역 상황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부담이 증가해 4월부터 방역교통망 운영을 중단하고 모든 해외 입국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해외 입국자들은 입국 전, 입국 1일 차, 입국 6∼7일 차에 한 번씩, 총 3번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해야 했는데, 전날부터 입국 6∼7일 차에는 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단기 체류 외국인 등 자가격리가 아닌 시설격리를 하는 대상자는 입·퇴소 절차 등을 고려해 입국 후 6∼7일차에도 현행 그대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대본은 “항공 운항 노선 확대와 사증 발급 확대 등은 방역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해외 신종 변이 발생 여부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