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 은 애틀랜타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전국을 뒤흔든 애틀랜타 총격사건 1주년이었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애틀랜타 전역에서는 총격 희생자를 기리고 혐오범죄 방지를 다짐하는 행사가 한인은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 지역사회에도 계속 열렸다. 지난 12일에는 브룩헤이븐 평화의 소녀상 앞에 총격 희생자를 기리는 헌화행사가 얼렸고, 16일 낮 다운타운에서는 다민족 추모집회가, 같은 날 저녁에는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주최(위원장 김백규)로 추모와 분향 행사가 열렸다.
총격사건은 전 미국에 충격을 안겨줬지만, 지난 1년간 한인 등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범죄는 증가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커진 미국내 반중정서가 중국과 관계없는 한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아시아계 이민자를 표적으로 삼은 증오사건 및 범죄가 1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16%는 폭력을 동반했으며, 피해자의 대다수는 노인들이었다. 전국아태계여성포럼에 따르면 2019년 6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아태계 여성 유권자 70%가 극단적 괴롭힘 및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최성연 전국아태계여성포럼 소장(Sung Yeon Choimorrow, Executive Director, National Asian Pacific American Women’s Forum)은 “팬데믹과 전 대통령의 중국 및 중국인에 대한 공격 때문에 아태계를 겨냥한 공격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코로나 훨씬 이전부터 아태계 및 여성에 대한 공격은 계속돼왔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 최초의 중국 이민자 여성은 뉴욕에서 구경거리처럼 전시됐다”며 “중국 여성의 식사모습, 작은 발, 피부색과 머리카락, 사용하는 언어를 구경거리처럼 미국인에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계 여성을 구경거리로 삼는 습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아시아계 여성은 ‘게이샤 걸’(geisha girl) ‘차이나 돌’ (china doll) 등 순종적인 이미지로 불려왔다”며 “아시아계 여성은 과도한 성적 대상화가 되면서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사사나 이(Sasanna Yee) 씨는 201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공격당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제 어머니는 1980년대 이민왔는데, 비지택션 빌리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17세 소년에게 공격당했다”며 “쓰러진 어머니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뇌진탕을 당했다”고 말했다.
미쉘 강 애틀랜타 증오범죄 대책위원회 사무총장(Michelle Kang, General Secretary of the Atlanta Korean Committee against Asian Hate)은 “팬데믹 이후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혐오가 늘어나는 가운데, 아시안 여성 6명을 포함한 8명이 목숨을 잃은 2021년 3월 16일 애틀랜타 총격사건 이후 아시안 혐오에 맞서는 아태계 이민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총격사건은 조지아주의 정치적 지형도 바꾸고 있다. 2021년 선거 당시 아시아태평양계는 혐오범죄를 막기 위해 단결하고, 인종평등과 통합을 지지하는 대표자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 조지아주 선거에는 민주, 공화당을 막론하고 아시아태평양계 후보 12명이 출마했으며, 이중에는20대 젊은 후보자들도 있다.
애틀랜타 아시안 혐오범죄 비상대책위원회는 총격사건 다음날인 3월 17일 조지아주 1세대 한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다. 위원회는 기자회견, 계몽행사 등을 통해 흑인, 라티노, 다른 이민단체와 함께 상처를 회복하고 서로를 돕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인회관에서 열린 1주년 추모식에는 예전에 볼수 없었던 연방하원의원, 판사, 경찰, 후보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해 희생자들에게 분향하고 헌화했다. 한인사회는 이제 타민족 및 미국사회와 함께 혐오범죄와 싸우고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