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00개국 소셜미디어 언어 분석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전 세계인의 스트레스가 월요병, 이상고온, 허리케인을 경험할 때보다 더 크다는 소셜 미디어 분석 결과가 나왔다.
21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소셜 미디어에 게재된 내용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인 2020년 1월 1일부터 같은 해 5월 31일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100개국 사람들이 트위터에 올린 게시글 6억5천400만건을 수집한 뒤 자연어 처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코로나19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측정했다.
연구팀이 설정한 연구 기간은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한 시기다.
분석 결과 이 기간 트위터에서는 전 세계인의 정서 침체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한 2020년 3월 11일 이후 뚜렷해졌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반적으로 주말에 가장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월요일에 가장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낸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월요병과 코로나19 팬데믹 스트레스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 세계인의 일요일과 월요일의 평균 감정차는 0.18 정도였으며 코로나19 1차 팬데믹 기간 평균 감정차는 0.85에 달했다. 즉 코로나19 팬데믹 스트레스가 ‘월요병’의 4.7배에 해당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정쓰치 MIT 교수는 “팬데믹 그 자체가 평상시 한주에 관찰되는 감정 변화의 4∼5배에 달하는 감정적 손실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MIT 판이춘 박사는 “팬데믹에 대한 충격은 이상고온을 경험했을 때보다 3∼4배 심했고 허리케인이 발생한 날보다도 컸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 나라가 실시한 봉쇄 정책이 일반인의 기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판 박사는 “봉쇄 정책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고 응답 분포도 상당히 광범위했다”면서도 “봉쇄 정책이 사람들에게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오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