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색소폰 선율이 중년 남성들 가슴 울려…
부단한 연습 끝에 이젠 공연으로 한인사회 기여
색소폰은 중년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악기다.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중년의 고독’을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민 생활에서 겪었던 고독한 감정을 절절히 표현할 수 있어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도 인기 있는 취미 활동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동호회가 ‘지 사운드'(G Sound)다.
‘지 사운드 색소폰 동호회’를 결성한 손동문(63) 회장은 2014년 처음 색소폰을 시작했다. 당시 손 회장은 골프에 푹 빠져있었는데, 색다른 취미를 갖고 싶어 색소폰을 시작했다.
지인 7명과 함께 색소폰을 배우고 즐기다 점점 입소문을 타게 돼 현재는 회원이 25명에 달한다. 회원 중 대부분은 중년 남성이고 60대, 70대 시니어들도 있다.
정기 연주회. 사진/ G사운드 색소폰 동호회 제공
G사운드 색소폰 동호회 회원들이 정기 연주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G사운드 색소폰 동호회 제공
처음엔 이들의 연주가 어설펐지만 8년간 부단한 연습 끝에 공연장에서 기량을 뽐낼 만큼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부는 트로트 열풍으로 트로트곡을 연주할때마다 지인들이 부러워한다고 한다. 이를 듣고 동호회에 가입한 회원들도 적지 않다.
손 회장은 “개인적으론 음악을 접할 기회는 적었다”라며 “살면서 악기 하나는 다뤄봐야 된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는데 음악으로 인생이 풍성하게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 사운드는 취미 활동을 넘어 이제는 한인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앙상블이 됐다. 지난 16일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린 한인단체들의 추모식에서 공연을 맡기도 했다. 또 ‘한인의 날’에는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크리스마스 때는 조지아 월드 콩그레스 센터에서 홈리스를 위해 연주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할 수 있는 만큼 한인 커뮤니티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음악으로 그들에게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월드 오브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린 홈리스 지원 공연. 사진/ G사운드 색소폰 동호회 제공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노크로스에 있는 러빙핸즈 시니어센터에서 색소폰 연습을 하고 매년 10월 연주회를 갖는다. 연주회에는 많을 때는 350여명의 관객이 모이기도 했다. 색소폰에 관심 있는 이들은 누구든지 동호회에 가입해 배우고 연주할 수 있다.
▶문의=404-663-7395, 장소=2211 Beaver Ruin Rd STE 190, Norcross, GA 30071
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