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유예 규모 3700만명, 1950억달러 달해
정치권, 추가 연장·대출 시스템 정비 추진
연방정부의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조치 만료 기한(5월 1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출 상환을 미뤄주는 조치가 종료되면 많은 이들이 빚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3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2020년 3월 연방정부가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조치를 시작한 후 3700만명이 빚을 갚을 필요가 없었고, 그 규모는 19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은은 “상환 유예조치가 적용되지 않은 민간은행 학자금대출은 연체율이 33% 더 높았다”며 “연방정부 상환 유예조치를 중단하면 빚 부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고 연체율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은의 이번 분석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 학자금 대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심하는 가운데 나왔다. 2020년 3월부터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 상환을 미뤄준 연방정부는 당초 올해 1월 말부터는 빚을 다시 갚도록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연방의원들이 학자금 대출 상환은 미뤄줘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종료 기한을 5월 1일로 연장했다.
팬데믹 초기에 시작된 추가 실업수당 지급이나 세입자 퇴거금지 조치는 모두 중단됐음에도 학자금 대출 유예조치는 계속 유지된 이유는 빚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약 4000만명이 1조6000억 달러 규모의 빚을 지고 있어 카드빚이나 자동차 할부금보다 규모가 크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민주당 주요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방 학자금 대출은 1인당 1만 달러까지 탕감해주는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도 압박하고 있다. 대출을 아예 탕감해 줄 경우 형평성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어 바이든 대통령은 난색을 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은 결국은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조치가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연방상원 교육위원회는 소득 기반에 따라 상환계획을 바꿔주고, 학자금 대출이 크레딧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도 바꾸는 등 관련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비가 끝날 때까진 대출 상환을 유예해줘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지사=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